"책임 회피성 사퇴 아니다…향후 역할은 심사숙고해 말하겠다"
"회장 사퇴해도 대주주 책임 다할 것"…정몽규 입장문 전문-일문일답
정몽규 HDC그룹 회장은 17일 서울 용산 사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외벽 붕괴사고에 대해 대국민 사과를 하면서 현대산업개발 회장직 사퇴도 선언했다.

정 회장은 2018년 그룹을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현대산업개발 대표이사에서 물러났지만 회장직은 유지하면서 주요 사안에 대해 의사결정을 내리는 등 경영에 관여해 왔다.

정 회장은 다만 "경영자로서 물러나지만, 대주주의 책임은 다하겠다"고 밝혀 지주사인 HDC 대표이사 회장직은 유지할 뜻을 내비쳤다.

HDC 그룹에서도 완전히 손을 떼는 것이 아니라 경영 일선에서만 물러나는 '2선 후퇴'로 해석된다.

다음은 정 회장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한 일문일답 내용과 입장문 전문.
"회장 사퇴해도 대주주 책임 다할 것"…정몽규 입장문 전문-일문일답
◇ 일문일답
-- 그룹 계열사 사내 임원에서 모두 물러나는 것인가.

▲ 경영자로서는 물러나지만, 대주주의 책임은 다하겠다.

향후 어떤 역할을 할지는 구체적으로 심사숙고해서 말하겠다.

-- 사퇴로 모든 책임에서 벗어난다고 생각하나.

▲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대주주로서 할 수 있는 부분을 다하고 고객과 국민의 신뢰를 되찾는 것이 이 문제의 해결 방안이라고 생각한다.

책임 회피성 사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 사고원인 규명 전에 해명부터 해서 공분을 샀는데 구체적인 피해자 대책은.
▲ 사고 원인을 정확히 알아야 대책이 나올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피해자 대책은 안전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안전 점검에서 문제가 있다고 판명되면 수(기)분양자들과의 계약 해지는 물론 완전 철거와 재시공까지 고려하겠다.

"회장 사퇴해도 대주주 책임 다할 것"…정몽규 입장문 전문-일문일답
◇ 공식 입장문 전문
광주 사고 피해자와 가족, 그리고 국민 여러분께 머리 숙여 깊이 사죄드립니다.

현대산업개발은 1976년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개발로 시작해 아이파크 브랜드로 국민의 신뢰와 사랑을 받으며 성장해왔습니다.

그러나 최근 광주에서 두 건의 사고로 인해 광주 시민과 국민 여러분께 너무나 큰 실망을 끼쳤습니다.

지난해 6월 철거 과정에서 무고한 시민들이 숨지시거나 다치셨고, 다시 지난 11일 시공 과정에서 사고가 발생하였으며, 아파트 안전은 물론 회사에 대한 신뢰마저도 땅에 떨어져 죄송하고 참담한 마음을 금할 길 없습니다.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지만 고객과 국민들의 신뢰가 없으면 회사의 존립 가치가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시금 고객과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모든 대책을 수립해 실천하겠습니다.

현대산업개발은 광주시를 비롯한 관련 정부 기관들과 힘을 합쳐 사고 현장을 안전하게 관리하면서 구조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신속하게 실종된 분들을 구조하는 데 더욱 총력을 기울이겠습니다.

또한 이번 사고로 인한 피해자 가족분들께 피해를 보상함은 물론 입주 예정자분들과 이해관계자분들께도 피해가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최근 두 사건으로 광주 시민들께 상처와 누를 끼쳐드렸습니다.

광주시와 상의하여 시민들의 안전과 재난관리를 위한 최선의 방안을 찾겠습니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현대산업개발은 환골탈태하는 자세로, 완전히 새로운 회사로 거듭나겠습니다.

사고가 발생한 광주 화정지구 아파트는 사시는 분께서 안전에 대한 염려가 없도록 모든 조처를 하겠습니다.

전국 건설 현장에 대한 외부기관의 안전진단을 실시하고 안전과 품질 상태를 충분히 확인하여 우려와 불신을 끊겠습니다.

저희 고객들께서 평생 안심하고 사실 수 있도록 안전 품질 보증을 대폭 강화하겠습니다.

현재 골조 등 구조적 안전 결함에 대한 법적 보증기간은 10년이지만 새로 입주하는 주택은 물론 현대산업개발이 지은 모든 건축물의 골조 등 구조적 안전 결함에 대한 보증기간을 30년까지 대폭 늘려 입주민들이 편히 사실 수 있도록 할 것이며, 안전이 문제가 되어 발생하는 재산상 피해가 전혀 없도록 하겠습니다.

현대산업개발은 고객의 안전과 사회적 가치를 최우선으로 하여 국민의 사랑을 받고 경제 발전에 이바지하는 국민 기업으로 재탄생하겠습니다.

저는 1999년 현대자동차에서 현대산업개발 회장으로 취임해 23년 동안 회사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였으며 고객, 국민들의 신뢰를 지키고자 하였습니다.

이번 사고로 그러한 노력이 한순간에 물거품이 되어버려 너무 마음이 아픕니다.

두 사건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며, 저는 이 시간 이후 현대산업개발 회장직에서 물러나겠습니다.

사고를 수습하고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그룹 차원에서의 모든 노력과 지원을 약속드립니다.

다시 한번 광주 사고 피해자와 가족, 그리고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죄드립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