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엿새 만에 또 미사일을 쐈다. 어제 동해로 발사된 미사일은 지난 5일 마하 6(음속의 6배)보다 훨씬 빠른 마하 10 수준으로 알려졌다. 이런 극초음속 미사일은 국내에 배치된 한·미 미사일 방어체계를 완전히 무력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고도의 긴장감과 함께 새로운 대응방안이 시급해졌다.

안보전문가 분석을 종합해보면, 어제 미사일 발사에는 세 가지 정도로 심각하게 봐야 할 대목이 있다. 무엇보다 앞서 새해 첫 미사일에 대해 “극초음속은 아니다”라고 한 우리 국방부에 대해 보란듯이 재차 무력시위를 한 것이다. 문재인 정부 기간에 핵무기와 더불어 급격히 발전시킨 가공할 미사일 역량을 재확인시킨 격이다. 마하 6이라는 엿새 전 미사일에 대해 국방부가 속도조차 제대로 파악 못 했거나, 극초음속이라는 사실을 파악하고도 은연중 북한을 감쌌을 가능성이 함께 제기된다. 전자라면 기본 대응력조차 없다는 얘기가 된다. 믿기 어렵지만, 어떤 이유에서든 후자라면 더 심각한 ‘일종의 이적행위’가 될 수도 있다. 어느 쪽이든 안타깝고 서글픈 현실이다.

또 하나는 핵보유국 인정을 노리는 속 보이는 대외과시 차원일 것이다. 미국 영국 프랑스 등이 참석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긴급회의 날을 택한 것부터가 그렇다. 올해도 중국 러시아와 밀착하면서 북한은 도발 수위를 높여나갈 공산이 크다. 어떤 경우에도 핵무기와 미사일을 놓지 않겠다는 세습 3대째의 무모한 집념은 최악의 경제난에도 계속된다는 사실을 잊어선 안 된다.

문재인 정부가 ‘나홀로 종전선언’에 매달려온 지난해 이후 북한은 열 차례나 미사일을 쏘아댔다. 그래도 정부는 새해 벽두 첫 미사일에는 ‘도발 아니다’(서욱 국방부 장관)고 했고, 어제는 겨우 ‘강한 유감’(NSC)이라고 했을 뿐이다. 결국 북한 미사일이 1분 안에 서울 상공으로 날아들 지경이 됐다. 어떤 수준이 돼야 정부 눈에 ‘도발’이 되는 건가. ‘가짜 평화’의 환상에 빠진 채 물러나는 정부는 그렇다 쳐도, 대선 후보들은 북의 위협에 대한 뚜렷한 대응책을 내놔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