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각국 사회기반서비스 차질 우려에 대비…검사키트도 부족 유럽 각국이 자가격리 기간을 줄이거나 무증상 코로나19 확진자는 검사를 완화하고 의료진이라면 출근까지 허용하는 등의 비상대책을 쏟아냈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자가격리자가 너무 많아지면서 인력난이 심화해 의료·교통·전력공급·교육 등 사회 기반 서비스에까지 차질이 생기는 조짐이 보이자 내놓은 궁여지책이다.
유럽 주요국가에선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하루에만 수십만명씩 신규 확진자가 나오고 있으며 격리 대상자도 그만큼 늘고 있다.
영국은 100만명 이상으로 추산되는 자가격리자를 줄이기 위해 11일부터 코로나19 검사 기준을 완화한다고 5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신속항원검사(rapid antigen lateral flow test)에서 양성으로 나와도 무증상이면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또 받을 필요가 없다.
이는 약 40%에 달하는 무증상 감염자들이 일터에 더 빨리 복귀할 수 있게 하려는 조치다.
지금은 신속검사에서 양성이 나오면 PCR 검사를 받아서 확인해야 하다 보니 공식적인 자가격리 시작일이 늦어지고 결과적으로 격리해제도 늦어진다.
게다가 최근엔 검사 수요가 너무 많아서 PCR 검사를 받기가 쉽지도 않다.
일손 부족 문제는 점차 심각해지고 있다.
전날엔 잉글랜드 북부에서 심근경색 환자가 999(우리나라 119)에 전화를 걸었다가 구급차를 기다리지 말고 차를 얻어타고 가라는 말을 들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구급당국은 새해 연휴기간 인력부족으로 인해 이런 조치를 취했다고 설명했다.
구급대원이 18분 만에 도착해야 할 응급 상황에서 평균 대기시간이 1시간에 달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잉글랜드에 이어 스코틀랜드가 이날 확진자 격리기간을 10일에서 7일로 줄인다.
열이 없고 신속검사 2회 모두 음성결과라는 단서가 붙는다.
프랑스는 아예 의료진, 요양사 등은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아도 백신을 맞았고 기침·재채기 등을 하지 않는 무증상이면 계속 일을 할 수 있도록 격리를 면제해준다.
프랑스 보건부는 2일 일선 병원과 요양원 등에 이와 같은 내용의 메시지를 보냈다고 AP통신이 5일 보도했다.
보건부는 코로나19 확산이 보건 서비스에 중대한 지장을 줄 위험이 있다면서 예외적이고 일시적으로 이같이 조치한다고 설명했다.
단, 출근 후 동료들과 접촉을 최소화하고 백신을 맞지 않았거나, 고위험군인 환자들과 최대한 접촉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프랑스는 3일부터는 백신 접종 완료시엔 감염자의 격리기간을 10일에서 7일로 줄였다.
PCR이나 항원 검사 결과가 음성이면 5일이면 된다.
밀접 접촉자는 격리의무가 없어졌다.
종전에는 1주일이었다.
올리비에 베랑 보건부 장관은 "코로나19를 통제하면서 사회·경제적 생활을 유지할 수 있도록 균형을 잡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독일 연방정부와 16개 주 보건장관은 병원이나 전력보급 등 주요부문 종사자에 한해 코로나19 확진시 PCR 검사 결과가 음성이면 격리기간을 5일로 줄이기로 했다.
독일은 현재 오미크론 변이 확진자와 밀접접촉자의 경우 백신접종이나 완치 여부와 관계없이 2주간 자가격리를 권고한다.
일반인도 격리기간을 10일로 단축하고 PCR 검사 결과가 음성이면 7일로 더 줄여준다.
밀접접촉자는 부스터샷을 마쳤으면 격리를 하지 않는다.
이 방침은 7일 올라프 숄츠 총리 주재 16개 주총리 회의에서 최종확정될 전망이다.
스페인 정부도 확진자나 밀접접촉자 격리기간을 10일에서 7일로 줄였다.
스위스도 최근 대부분 지역에서 밀접접촉자 격리 기간을 10일에서 7일로 줄였다.
연방 공중보건청(FOPH)은 "격리 조처가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완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산업계에서는 5일로 더 줄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벨기에는 10일부터 코로나19 확진자와 '고위험 접촉'을 한 경우 적용되는 진단 검사와 격리 규정을 완화한다.
백신을 2차 혹은 부스터샷까지 맞았거나 코로나19에서 회복한 지 5개월 이내인 경우에는 '고위험 접촉'을 해도 격리를 하지 않아도 된다.
'고위험 접촉'은 확진자와 1.5m 이내에서 모두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15분 이상 함께한 경우다.
또 무증상인 경우엔 백신 접종 여부와 상관없이 PCR 검사를 하지 않고 자가 진단 검사만 해도 된다.
확진자 급증으로 검사키트 부족도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이스라엘은 7일부터 PCR 검사는 고령자 등 고위험군만 받고 나머지는 항원검사를 받도록 코로나19 진단지침을 변경한다.
이와 함께 잉글랜드에선 입국 전 코로나19 검사도 폐지되고 입국 후 검사도 PCR에서 저렴한 신속검사로 바뀐다.
아일랜드도 이날 입국 전 검사를 없앴다.
(카이로 김상훈, 런던 최윤정, 베를린 이율, 브뤼셀 김정은, 제네바 임은진, 파리 현혜란 특파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