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미국 메이저리그 야구팀 뉴욕 메츠의 홈경기장인 ‘시티필드’에 주 전광판 등 1300개의 디스플레이와 멀티미디어 콘텐츠 솔루션을 공급하는 공식 파트너사로 선정됐다고 19일 밝혔다. 주 전광판은 372㎡ 크기에 4K 해상도를 갖춘 고화질 LED(발광다이오드) 스크린으로 탈바꿈하고, 메이저리그 구장 최초로 인터넷 TV 기반 시스템도 구축할 계획이다.
삼성전자가 고전하고 있는 중국 사업의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중국사업혁신팀’을 최근 신설했다. 오포와 비보, 샤오미 등 중국 스마트폰 및 가전업체 사이에서 좀처럼 점유율을 확대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을 타개하려는 취지로 해석된다.1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조직 개편을 통해 DX부문장인 한종희 부회장(사진) 직속으로 중국사업혁신팀을 새로 만들었다. 이 팀은 인사, 마케팅 등을 지원하는 전사 파트와 사업부 파트로 구성됐다. 사업부 산하에는 모바일을 담당하는 MX 부문과 소비자가전·영상디스플레이(VD) 부문을 뒀다. 업계에서는 한 부회장이 직접 중국 사업 전반을 챙기겠다는 의미로 해석하고 있다.삼성전자의 이 같은 움직임은 중국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가장 큰 반면 중국 시장 내 입지는 갈수록 좁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전체 매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3분기 기준)은 약 30%로, 전 세계 국가 중 가장 높다. 이어 미국 29%, 아시아·아프리카 16.4%, 유럽 12.6% 등의 순이다.반면 중국 시장 내에서 삼성전자 제품의 점유율은 급격히 떨어졌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 점유율은 올해 3분기 기준 20%로 1위다.반면 아시아 지역 점유율은 11%에 불과하다. 중국 점유율이 2019년부터 1% 미만대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중국 토종 기업인 샤오미, 화웨이, 오포, 비보, 리얼미 등이 급성장한 데다 2016년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논란으로 중국 소비자 사이에 반한 감정이 확산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일각에서는 이달 말부터 내년 초까지 서울중앙지방법원이 2주간 겨울 휴정에 들어가는 시간을 활용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중국이나 유럽 출장을 다녀올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의 중국 반도체 산업에 대한 견제로 중국과 미국에 생산라인을 둔 삼성전자가 난처한 상황에 처했다”며 “이 부회장이 나서서 중국 시장 내 입지를 강화하고 중국 정부와의 관계를 돈독하게 할 계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열풍이 메모리 반도체 수요의 버팀목 역할을 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초대형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는 글로벌 빅테크들이 ESG 경영을 위해 저전력 반도체를 꾸준히 구매할 것이란 시나리오다. 투자은행(IB)업계에서도 이 같은 관측을 근거로 반도체 ‘피크아웃(고점 후 하락)’ 우려가 과도하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늘어나는 데이터에 전력량 급증19일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세계 데이터센터 전력 사용량은 250TWh로 전체 전력 생산량의 약 1%에 달한다. 올해 사용량은 집계되지 않았지만 코로나19로 비대면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이 증가하면서 데이터센터 전력 사용량도 함께 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데이터센터는 ‘전기 먹는 하마’로 불리는 시설이다. 데이터를 처리하고 보관하는 서버용 PC를 가동하고 PC에서 나오는 열을 식히는 데 막대한 에너지가 들어간다. 게다가 데이터센터가 처리해야 하는 정보량은 매년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인공지능(AI) 기술이 자동으로 생성하는 데이터가 급증하고 있는 영향이다.시장조사기관 IDC IGIS에 따르면 인류가 2018년까지 축적한 디지털 데이터는 33ZB(제타바이트)였지만 4년 뒤인 2025년엔 한 해에 새로 생성되는 데이터만 175ZB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1ZB는 1024엑사바이트(EB)로 1조1000억기가바이트(GB)에 해당한다.구글, 아마존 등 글로벌 빅테크는 데이터센터 가동에 필요한 에너지 조달에 애를 먹고 있다. ESG 경영을 위해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로 데이터센터를 가동하기 시작하면서 데이터센터 운영 비용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전력 소모를 줄일 수 있는 반도체를 많이 구매할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 나오는 배경이다.메모리 반도체만 교체해도 데이터센터 유지 비용이 확 내려간다. 삼성전자는 최근 자사 뉴스룸을 통해 저전력 메모리 반도체의 에너지 절감 효과를 공개했다. 지난해 출하된 데이터센터용 하드디스크(HDD)를 낸드플래시로 만든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로 바꾸고 서버용 D램을 새로운 표준인 DDR5 제품으로 교체하는 경우를 가정했다. 이때 미국 뉴욕주 거주자들이 4개월간 쓸 수 있는 연간 7TWh의 전력을 아낄 수 있다. 불붙은 저전력 반도체 시장 쟁탈전현대차증권은 최근 낸 보고서에서 내년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 규모를 1732억달러로 예측했다. 데이터센터 운영 업체들의 고성능·친환경 반도체 수요가 늘면서 올해(1603억달러)보다 시장이 8%가량 성장한다는 관측이다. 올해 하반기 D램 현물 가격이 급락하면서 제기된 메모리 반도체 피크아웃 우려는 지나치다는 설명이다.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의 중장기 시장 전망도 이와 비슷하다. 일시적인 부침은 있겠지만 데이터센터용 D램과 낸드플래시 수요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반도체 제조사들도 저전력 제품 알리기에 힘을 쏟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2월 선보인 데이터센터 전용 SSD를 밀고 있다. 이전 세대인 5세대 V낸드 기반 제품보다 전력 효율이 50%가량 개선됐다. SK하이닉스는 고성능 데이터센터에 들어가는 HBM3 D램에 기대를 걸고 있다. D램 칩에 수천 개의 미세한 구멍을 뚫어 상층과 하층 칩을 연결하는 TSV 기술을 활용한 제품으로 기존 D램 패키지보다 전력 소모량이 절반 정도 줄어든다.DDR5 D램은 두 회사 모두 사활을 걸고 있는 제품이다. 시장이 열리는 시점은 내년 2월이다. 인텔이 이 무렵 DDR5 D램을 쓸 수 있는 서버용 중앙처리장치(CPU)를 출시할 예정이다. DDR5 D램은 이전 표준인 DDR4보다 데이터 처리 속도가 두 배 빠르고 전력 효율도 30%가량 높다. 업계 관계자는 “빅테크들은 가격이 조금 비싸더라도 전력 소모량이 낮은 반도체를 구매할 것”이라며 “저전력이 반도체 구매 기준이 되면서 경쟁력을 가늠하는 척도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분석했다.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
삼성전자의 독무대였던 폴더블폰 시장이 중국 제조사의 공세로 확대되고 있다. 특히 중국 제조사들이 가격 공세까지 펼치면서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19일 업계에 따르면 오포는 지난 15일 첫 폴더블폰 '파인드엔(Find N)'을 공개했다. 삼성전자 갤럭시Z폴드와 같이 안으로 접히는 방식을 택했고 초박막유리(UTG)를 디스플레이 상단에 적용해 내구성을 높였다.파인드엔의 외부 화면비는 18대 9다. 갤럭시Z폴드3의 25대 9와 비교했을 때 세로가 짧다. 외부 화면은 5.49인치, 메인 화면은 7.1인치다. 정보기술(IT) 전문매체 샘모바일은 이에 대해 "오포는 외부 화면 가로세로 비율을 정확히 설계했다"며 "타자를 입력하기 편하고 화면 상단까지 도달하는 것도 더 쉽다"고 높이 평가했다.중국 업체들이 폴더블폰을 공개하면서 글로벌 폴더블폰 시장 규모도 성장할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폴더블폰 시장 규모는 출하량 기준으로 올해 900만대에서 2023년 3000만대 수준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자연스럽게 가격 경쟁도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폴더블폰 대중화의 가장 큰 걸림돌은 비싼 가격이었다.삼성전자가 올해 하반기 갤럭시Z폴드3 출시를 앞두고 가장 신경쓴 부분도 가격이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Z폴드3를 240만원에 육박했던 전작 갤럭시Z폴드2보다 약 40만원 가량 저렴하게 내놓으면서 폴더블폰 대중화를 크게 앞당겼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여기에 저가 공세를 펼치는 중국 제조사들이 속속 폴더블폰 경쟁에 뛰어들면서 폴더블폰 가격 경쟁 또한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오포가 이번에 출시한 파인드엔의 출고가는 7699위안(약 143만원)으로, 갤럭시Z폴드3의 출고가 199만8700원보다 약 56만원 가량 싸다. 가장 저렴한 폴더블폰으로 주목받았던 중국 샤오미의 첫 폴더블폰 '미믹스폴드' 가격인 9999위안(약 172만원)보다도 약 31만원 가량 저렴하다.갤럭시Z플립3와 닮은 클렘셸(조개껍데기) 형태의 폴더블폰을 출시하는 화웨이가 출고가를 어떻게 책정할지도 관심사다. 갤럭시Z플립3의 출고가는 125만4000원이었다.고의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폴더플폰 전망에 대해 "2023년 (폴더블폰 글로벌 출하량이) 3000만대가 되기 위한 전제 조건 중 하나는 폴더블의 가격 하락"이라며 "여기서 더 나아가 폴더블이 플래그십 영역에만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라, 중가 영역의 폴더블폰 개발도 필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