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부터 12일. 뉴욕에서는 2022년 봄여름시즌 패션위크가 열렸습니다. 뉴욕패션위크는 파리, 밀라노, 런던와 함께 전세계 4대 패션위크 중 하나인데요. 초청받은 디자이너만 설 수 있고, 이번 행사가 2022년 봄여름 컬렉션이라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반년이상 빠르게 유행과 트렌드를 볼 수 있는 패션 산업에서는 굉장히 중요한 행사입니다. 팬데믹 전까지는 패션쇼에 직접 참가하는 모델, 디자이너, 회사 관계자들이 23만명, 패션위크를 보러 오는 사람들은 수백만명에 달했다고 합니다.

그간 코로나 팬데믹으로 비대면 온라인 패션쇼만 열렸었는데요. 1년 반만에 오프라인 행사가 열린 겁니다. 약 180개의 브랜드가 참석했습니다. 참고로 한국에서도 블루템버린이라는 디자이너 브랜드가 참석했습니다.
정상화되는 미국 패션 시장, 주목할만한 종목은? [강영연의 뉴욕나우]
저도 지난 11일, 패션위크 패션쇼를 보러 맨해튼에 갔었는데요. 패션쇼가 열리는 행사장 근처에 이렇게 힙한 패션피플들이 모여있었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규모는 예년보다 작아졌다고 하지만 관심은 대단한 것 같죠.

이번 패션위크가 특히 중요한 이유는 패션 산업이 정상화되는 시발점으로 해석되기 때문입니다. 매년 꾸준히 성장하던 글로벌 패션 시장은 코로나를 기점으로 움추러들었습니다. 2019년 기준 전세계 의류 시장 매출은 1조8025억달러였는데, 2020년 1조4600억달러로 19% 축소됐습니다. 올해는 16.8% 성장하는데 이어 내년이면 1조8837억달러로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회복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특히 연말이면 블랙프라이데이 등 쇼핑이 본격화 되는 시즌인데요. 이때의 보복적 소비에 관심이 쏠립니다.

이렇게 반등하는 패션 산업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종목은 뭐가 있을까요. 최근 실적을 바탕으로 강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룰루레몬이 시장의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1998년 캐나다 출신 사업가인 데니스 칩 윌슨이 설립한 룰루레몬은 에슬레저룩의 원조 기업으로 평가됩니다. 한국에서도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레깅스의 유행은 룰루레몬이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뉴욕 거리를 걷다보면 레깅스를 입고 다니는 사람들이 정말 많은데, 그중에서도 룰루레몬을 입은 사람들이 많습니다. 룰루레몬은 상업광고를 하는대신 체험형 매장, 요가 강사, 등을 통한 입소문을 중요하게 생각했습니다.2000년 캐나다 벤쿠버에 처음 문을 연 룰루레몬 매장은 낮에는 요가복을 팔고, 저녁에는 요가 스튜디오로 운영됐습니다.

룰루레몬은 고급화 전략을 쓰고 있습니다. 레깅스 가격이 138달러, 98달러. 한화로 십만원이 훌쩍 넘습니다. 이런 탑도 가격이 52달러나 되네요. 비싸죠. 이 가격은 세금이 포함되지 않은 것이기 때문에. 실제 가격은 이보다 더 비쌉니다. 룰루레몬은 다른 요가복 브랜드에 비해서 20~40% 정도 비싸고. 세일도 거의 하지 않습니다.

아울렛에 가도 100불 이하로 살 수 있는 레깅스는 많이 없어요. 참고로 룰루레몬을 가장 싸게 사는 방법은 홈페이지 'we made too much' 란에서 할인하는 제품을 사는 겁니다.

그만큼 품질관리도 엄격히 합니다. 룰루레몬의 벤쿠버 본사에는 '화이트 스페이스'라는 연구소가 있는데 여기서 50여명의 연구원들이 원단과 신제품을 개발합니다. 룰루레몬이 유명했던게 입고자도 편하다. 몇년을 입고 빨아도 늘어나지 않는다. 이거였는데. 이정도 평가를 받게 된 것도 여기서 개발한 신축성 있는 원단 덕분입니다.

최근에 룰루레몬이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은 남성복과 온라인 판매, 해외시장 진출 등인데요. 뉴욕 5th Ave에 있는 매장에서도 보면 남성복이 지하 1층 전체를 차지할만큼 크게 있습니다. 제품도 정말 다양하죠. 티셔츠 부터 반바지. 양말, 팬티, 가방 없는게 없습니다.

작년에 인수한 가정용 피트니스 스타트업인 '미러'도 룰루레몬이 강화하는 사업중 하난데요. 운동 강사들의 일대일 수업을 받을 수 있습니다. 룰루레몬은 미러와의 시너지를 통해 운동복 판매는 물론 종합 애슬레저 회사로 변신을 꿈꾸고 있습니다.

주가는 많이 올랐습니다. 올들어 지난 17일까지 22.56%, 2018년 이후는 443.65% 상승했습니다. 얼마전에 트위터에 룰루레몬 주식을 사서 100배 수익을 냈다는 인증이 올라와서 화제가 되기도 했었죠.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것은 고민입니다. 미러와 비슷한 실내운동프로그램 회사인 펠로톤 뿐 아니라 나이키, 아디다스 등 기존 사업자들도 애슬레져 사업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월가에서는 아직 추가 상승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팬데믹 이후 편안하게 옷을 입는 것에 익숙해진 사람들이 여전히 룰루레몬을 가장 선호하고 있습니다. 온라인 매출이 늘고, 여성들뿐 아니라 남성들, 그리고 미국 뿐 아니라 중국 에서도 룰루레몬 매출이 늘고 있는 것도 고무적입니다.

룰루레몬의 올해 매출은 61억9000만 달러에서 62억6000만달러 정도로 예상되는데 이는 2년 후까지 달성하려던 회사 목표치를 넘어서는 숫자입니다. 보통 회사들이 야심차게 목표를 잡는 다는 것을 기억하면 회사 계획보다도 2년 이상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것은 꽤 의미있는 성과입니다. 더구나 이번에 발표한 매출에 이미 베트남 생산 차질이 고려된 수치라고 합니다. 나이키 등 다른 의류 업체들이 공급망 차질로 어려움을 겪고, 매출 전망을 낮추는 것과 대비됩니다.

오늘은 최근 월가에서 관심이 뜨거운 룰루레몬에 대해서 자세히 알아봤습니다. 성공투자에 도움이 되시길 바랍니다. 지금까지 뉴욕에서 한국경제신문 강영연입니다.

뉴욕=강영연 특파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