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가 4차 대유행 단계로 번지면서 소비심리에 이어 기업 체감경기도 움츠러들고 있다.

한국은행이 30일 발표한 ‘7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보면 이달 전체 산업 업황 BSI는 87로, 전달보다 1포인트 내렸다. 지난 2월 이후 5개월 만에 하락세로 전환했다.

BSI는 기업의 경기 인식을 조사한 지표로 100을 밑돌면 부정적이라고 답한 기업이 긍정적이라고 본 기업보다 많다는 의미다. 이 지수는 경기를 비관적으로 보는 기업체의 태도가 반영되면서 통계를 작성한 2003년 이후 100을 넘은 적이 없다. 이번 조사는 이달 15~22일에 2807개 기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전체 산업 업황 BSI는 지난 3월(83), 4월(88)에 오름세를 보였다. 이후 5월(88), 6월(88)에 제자리를 맴돌다가 이달 내림세로 돌아섰다. 김대진 한은 기업통계팀장은 “코로나19가 재확산한 데다 원자재 가격이 뛰면서 기업 체감경기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업종별로 보면 제조업 업황과 비제조업 업황 BSI가 각각 97, 79로 1포인트, 2포인트 떨어졌다.

기업 체감경기는 물론 소비자심리지수(CCSI)도 이달 103.2로 전달 대비 7.1포인트 하락했다. 올 들어 처음 하락세를 나타냈다. CCSI는 100보다 높으면 장기평균(2003년 1월~2020년 12월)보다 낙관적이고, 이보다 낮으면 비관적이라는 뜻이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위축된 가계·기업 심리를 언급하며 “코로나19 4차 확산은 올해 3분기 경제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하반기 경제 운용에 큰 리스크 요인”이라고 말했다.

4차 대유행 여파로 가계·기업 체감심리가 얼어붙었지만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 직전인 6월까지 경기는 회복세를 보였다. 통계청이 발표한 ‘6월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지난달 전(全)산업생산(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은 전달보다 1.6% 늘었다. 제조업 생산은 전달보다 2.3% 늘어나면서 2월(4.7%) 이후 석 달 만에 전달 대비 기준 증가세로 전환했다.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액도 1.4% 늘었다. 5월(-1.8%)에는 감소했지만 지난달 다시 반등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