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와 녹색서울시민위원회는 9일 서울 동대문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시민들과 함께하는 기후위기 대응해요 패션쇼(기대해 패션쇼)'를 열었다. 이번 행사에선 서울시민 모델들이 선인장 껍질, 재활용 패트병, 재생섬유 등 자연소재나 재활용 소재로 제작한 옷을 온라인을 통해 소개했다. 시민 모델들이 런웨이에서 친환경 재활용 의상을 선보이고 있다.
[스페셜 리포트]제주 서귀포에서 6월 24~26일 사흘간 ‘제16회 평화와 번영을 위한 제주포럼(제주포럼)’이 개최됐다. 이번 제주포럼은 ‘지속 가능한 평화, 포용적 번영’을 주제로 진행됐다. 6월 25일 프랑수아 올랑드 전 프랑스 대통령이 참석한 전체 세션1을 시작으로 모든 세션이 본격적으로 개최됐다. 전체 세션1과 개회식엔 2015년 파리기후변화협약(파리협약)의 주역인 프랑수아 올랑드 전 프랑스 대통령과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을 비롯해 케빈 러드 전 호주 총리, 아피싯 웨차치와 전 태국 총리 등 국내외 정상급 인사들이 참석했다.올해부터 파리협약에 따른 신기후 체제가 본격 시작되면서 국제 사회는 기후 변화 대응에 큰 전환점을 맞이했다. 특히 많은 정부와 산업, 금융회사들이 탄소 중립(탄소 순배출량 0)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이날 올랑드 전 대통령과 반 전 총장은 국제적·국가적 차원에서 당면한 기후 변화 문제의 협력 방안을 모색했다. 이들은 “다자주의를 통해 기후 위기를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11월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리는 제26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6)에서 파리협약보다 더 높은 목표를 설정하고 변화의 기점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이 자리엔 원희룡 제주지사와 제이 인즐리 워싱턴 주지사도 패널 토론에 참여해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의 기후 변화 대응을 다뤘다. 원 지사는 ‘탄소 없는 섬 제주(CFI 2030)’ 정책을 추진한다고 밝혔고 인즐리 주지사는 2030년까지 거의 3000만 미터 톤의 배출량을 감소시킨다는 2021~2023 기후 변화 정책 패키지를 발표했다.오후엔 제주특별자치도 주관으로 ‘글로벌 평화도시 연대’ 세션이 진행됐다. 원 지사를 비롯해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소련 대통령, 울프강 그리제르트 독일 오스나브뤽크시 시장, 사무엘 하자드 프랑스 베르됭시 시장 등 총 9명이 참석했다. 또한 외교관 라운드 테이블이 한 차례 진행됐다. 사우디아라비아·아랍에미리트(UAE)·이집트·이스라엘 등 4명의 대사가 참석했다. 6월 26일엔 폐막식을 진행, 김부겸 국무총리가 폐막 연설을 통해 북한이 한반도 평화를 위한 대화·화해의 장에 나오길 요청했다.이번 제주포럼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온·오프라인을 병행하는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진행됐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다자주의 통해 기후 위기 대응”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기후 위기의 해결 방법으로 국가 간 ‘협력’을 역설했다. 그는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각국이 자기들 챙기기에 바빴고 협력이 부족했다”면서 “코로나19는 전 세계적 위기가 발생하면 어떤 모습이 될 수 있는가에 대해 예고편을 보여줬다”고 운을 뗐다.반 전 총장은 전 세계가 과학 기술의 발달로 고립된 곳 없이 모두가 연결돼 있어 코로나19와 기후 위기 등을 극복하기 위해선 다자주의적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그는 “2020년엔 코로나19 위기로 많은 사람들이 집에서 머물렀음에도 불구하고 기후 상태는 매우 심각했다”며 “앞으로 기후 변화에 대해 기온 상승을 1.5도 이하로 하지 않으면 심각한 위기에 처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그러면서 기후 위기에서 한국의 두드러진 역할을 수행할 것을 주문했다. 반 전 총장은 “포스코와 SK 등 한국 기업들도 새로운 전략인 ‘탄소 중립 전략’을 개발하고 공유하는 등 많은 변화를 도모하고 있다”며 “분명한 것은 기후 액션에서 모멘텀이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은 더는 추적하는 국가가 아니라 글로벌 리더 국가”라고 강조했다.또 그는 COP26를 변화의 기점으로 제시했다. 특히 반 전 총장은 “COP26에서 파리협약의 이행 규칙 결정, 개발도상국 지원, 정치적 의지의 천명 등 세 가지를 논의하고 달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프랑수아 올랑드 전 프랑스 대통령“COP26에서 목표 설정 이상 이뤄야”프랑수아 올랑드 전 프랑스 대통령은 “COP26는 아주 중요한 일정”이라며 “모든 노력을 기울여 이 회의에서 목표 설정을 달성하고 그 이상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그는 “제21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1)에서 파리기후변화협약이 만장일치로 성공할 수 있었던 점은 협정 전 기본적인 틀을 이미 동의한 뒤 작은 조율을 했기 때문”이라며 “앞으로 COP를 개최할 국가들에 이 메시지를 꼭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시민 사회와의 협력도 독려했다. 올랑드 전 대통령은 “국가에서 정부는 필수적인 존재로 정부가 목표를 설정하고 그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있지만 더욱더 멀리 가기 위해서는 시민 사회의 주체들이 중요하고 지방자치단체와 큰 도시의 노동조합도 중요하다”며 “시민 사회가 정부를 넘어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또 그는 “COP가 개최될 때마다 각국의 목표가 실제 이뤄졌는지 확인해야 한다”면서 “이제 다자주의로 돌아와 국가 간 신뢰를 만들고 미래를 위한 준비에 신뢰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부겸 국무총리“北, 대화·화해의 장에 다시 나오길”김부겸 국무총리는 “제주포럼은 분단 이후 최초로 남북 정상 회담이 열렸던 이듬해인 2001년 한반도의 평화를 염원하는 우리 모두의 마음을 담아 시작됐다”고 말했다.그는 “지금 남북 관계가 잠시 어려움에 빠졌다”면서도 한·미 정상 회담 이후 ‘희망의 빛’도 보인다고 밝혔다.김 총리는 지난 제1회 제주포럼에서 ‘지속 가능한 평화를 달성하는 일은 지난한 사업이며 용기와 인내, 정성과 지혜가 필요한 일’이라고 한 고(故) 김대중 대통령의 기조연설을 떠올리며 “멈춰 있는 한반도 평화의 시계를 다시 돌리고자 하는 우리에게 지금 가장 필요한 말”이라고 강조했다.이어 “우리 후손들에게 평화롭고 번영하는 한반도를 물려 줄 수 있도록 북측이 대화와 화해의 장에 다시 한 번 나오기를 북측 최고 지도자와 당국자들에게 간절히 요청한다”고 말했다. 원희룡 제주지사“기후변화동맹 노력 드라이브”원희룡 제주지사는 “올해 제주포럼은 제주가 겪었던 가장 큰 아픔인 4·3 특별법 전부 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된 가운데 열려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이어 “제주 4·3은 수만 명의 제주도민이 억울한 죽음을 맞았던 가장 큰 비극이지만 제주도민의 결단으로 화해와 상생의 모델이 되고 있다”며 “한반도뿐만 아니라 세계 모든 갈등에 제주의 4·3 평화 정신이 생명력과 치유, 회복을 가져다주는 그런 해법이 되길 소망한다”고 말했다.원 지사는 기후변화동맹 노력에 제주도가 적극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워싱턴 주는 2023년까지 생산하는 전력 에너지를 100% 신재생에너지로 전환하고 2040년까지 모든 분야의 에너지를 신재생에너지로 만든다는 야심 찬 계획을 세웠고 법으로도 제정했다. 이는 탄소 없는 섬 제주의 계획과 닮았다”고 말했다.이어 “지방 간 탄소 감축을 위한 기후변화동맹이 중요하다”며 “앞으로 전 세계의 도시들이 실천적인 행동으로 나서야 할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김태림 기자 tae@hankyung.com
[한경잡앤조이=조수빈 기자 / 김민주 대학생 기자] 5월 30일부터 31일까지 2021 P4G 서울 정상 회의가 개최됐다. P4G는 2030년까지 온실가스 감축목표 달성을 위한 국제 사회 움직임이 시작된 올해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개최되는 환경 분야 다자정상회의였다. 5대 주제로는 식량·농업·물·에너지·도시·환경이 선정됐다. 국가적 차원에서 기후 대응에 나선만큼 기업들의 행동도 달라졌다. 생산부터 소비까지 제로웨이스트를 지향하는 소규모 샵들도 늘었다. 그 중 성신여대 근처에 자리 잡은 순환지구를 찾아가봤다. 공급과 수요 습관 모두 바꾼다, 나눠 쓰고 적게 쓰기순환지구에 첫발을 들이는 순간 작은 공간을 알차게 메우고 있는 온갖 물건에 눈이 바빠진다. 가장 앞쪽에 위치한 큰 칠판이 눈에 띈다. 칠판 상단에는 ‘입고 예정인 견과류&건과일 투표해주세요’라고 적혀있다. 하단에는 무화과, 피스타치오, 아몬드 등 입고할 견과류와 건과일을 결정하는 것이다. 순환지구는 방문하는 모든 이가 함께 꾸려나가고 있는 공간이다.분필로 호두 옆에 작대기를 하나 그었다. 오른쪽으로 이동하면 커다란 캐비닛이 놓여있다. 자세히 살펴보니 미국에서 선정한 20대 건강식품 중 하나인 ‘찰흑미’는 1g에 6원이라고 적혀있다. ‘혼합잡곡’, ‘서리태’, ‘베트남산 통흑후추’, ‘페페론치노’ 등 다양한 곡식이 저장돼 있다. 혼자 자취하는 학생들을 위한 소분 공간이다. 곡식을 필요한 만큼만 부담 없이 구매할 수 있다. 학창 시절 급식실에 붙어있던 ‘먹을 만큼만 받아요’라는 문구가 떠오른다. 손님이 필요한 만큼 구매해 과소비나 남는 것을 막는 형태다. 오른편에는 세제를 소분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 베이킹소다는 1g에 4원, 구연산은 1g에 5원이다. 용기를 들고 방문하면 매장 내 에탄올을 이용해 용기 소독을 할 수 있다. 그 후 비치된 깔때기를 이용해 제품을 용기에 담으면 저울로 무게를 측정하고 구매하는 형태다. 세제는 화학 반응의 가능성이 있으니 용기를 반드시 깨끗하게 소독해야 한다는 안내 문구가 눈에 띈다. 순환지구 한쪽에 망치, 드릴, 노끈 등 공구들이 있다. 그 공간에는 ‘공유공구’라고 적힌 종이가 걸려있다. 생활에 필요하지만 자주 사용하지 않아 구매하기 부담스러운 공구를 공유하는 공간이다. 불필요한 소비를 막고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하기 위해 시작된 순환지구의 공유공구는 공급도, 수요도 점차 상승하고 있다.환경을 위해 대체할게요 ‘비닐봉지’, ‘수세미’순환지구 왼편에 크게 자리한 곡식 캐비닛 위 선반에는 ‘허니랩’이라고 적힌 상자가 가득 놓여있다. 2016년 국세청 기준 1년 국내 비닐봉지 시장 규모는 1조 2000억 원에 달한다. ‘허니랩honeywrap’은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고자 농약과 화학비료를 쓰지 않은 목화로 친환경 식품 포장 제품을 만든다. 천연펄프로 만든 허니랩롤, 벌집, 송진, 코코넛 오일로 만든 허니 왁스 등을 만들며 주방에 환경 보호라는 가치를 더하고 있다.‘잘:쓰이다 상점’에서 온 천연 수세미도 눈에 띈다. ‘잘:쓰이다 상점’은 쓸수록 가치가 더해지는 상품을 만들어 낸다. 천연 수세미는 수세미 열매의 섬유질을 어떠한 화학 처리도 없이 자연 그대로를 활용한 제품이다. 비누는 지속 가능한 삶을 위해 노력하는 ‘라라어스 가치솝’에서 만들고 있다. 가치솝은 제품 설계 단계부터 임산부가 사용해도 안전한 비누를 계획해 ‘심플하지만 자연에 가까운 비누’를 만들고 있다. 비누들은 유기농 오일, 유기농 분말, 천연 글리세린으로 만들어진 자연주의 비누들이다. 화학비료와 농약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자연 소생력을 높이는 유용한 미생물을 첨가했다. 포장 역시도 최소한으로 만들어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였다. 상자와 설명문은 재생용지, 사탕수수 부산물 등을 사용했다. 업사이클링로 물건들의 변신을 돕기도 한다. 독서링은 ‘모듈랩’에서 버려지는 병뚜껑을 활용해 만든 업사이클 제품이다. 책을 펼치는 데에 도움을 줘 한 손으로도 편안하게 독서를 즐길 수 있도록 하는 독서링으 제품 당 15g의 플라스틱을 업사이클 한다. 리크레용은 ‘쓸킷’에서 크레파스를 재활용해 만든 제품이다. 리크레용은 다섯가지 색깔로 한 상자에 약 10개 분량의 크레파스가 분쇄돼 들어가 무지개처럼 색깔 표현이 가능하다. 독서링과 리크레용은 금방 쓰고 쉽게 버려지는 물건의 재탄생이다. 이렇게 생명을 부여받은 제로웨이스트 제품은 지구 환경에 새로운 방향성을 제안한다. subinn@hankyung.com
신선식품 새벽배송 업체인 오아시스마켓이 뽁뽁이(에어캡)와 각종 비닐 등 부자재 사용을 최소화한 ‘프리미엄 배송 서비스’를 선보였다. 플라스틱 완충재 등을 없애는 대신 배송 기사들이 물건이 상하지 않도록 최대한 주의를 기울여 문 앞에 가져다 놓는 일종의 ‘정성 배송’이다.오아시스마켓 관계자는 29일 “각종 포장 부자재를 없애고 이에 대한 비용 절감분을 배송 기사에게 지급하는 방식”이라며 “새벽배송 업계에선 처음 시도하는 서비스”라고 설명했다. 오아시스마켓은 이번 서비스를 시작하며 배송 기사에게 돌아가는 몫을 약 10% 높였다. 배송 기사에게 더 많은 수수료를 주는 대신 천천히, 안전하게 배송하라는 취지다. 안준형 오아시스마켓 사장은 “회사로선 배송 비용이 일부 늘었지만 배송의 질을 높이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오아시스마켓은 이달 초 친환경 포장을 강화하기 위해 부자재 없는 프리미엄 배송 서비스를 시범 적용한 바 있다. 프리미엄 배송을 선택한 소비자는 프리미엄 배송을 선보인 첫주에 비해 70%(6월 넷째주 기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신선식품 새벽배송은 편리하긴 하지만 소비자들은 신선과 속도를 대가로 감수해야 할 것이 있다. 과포장이다. 신선식품과 냉장·냉동식품을 종류별로 나누는 비닐봉지, 유리병으로 된 제품이 깨질까 휘감은 뽁뽁이 등은 배송이 끝나면 비닐 쓰레기가 된다.주문할 때마다 쌓이는 비닐 포장재는 소비자에게 환경에 대한 죄책감을 불러일으킨다는 조사 결과도 나와 있다. 한국소비자원이 지난해 10월 새벽배송 경험자 12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새벽배송 개선 사항으로 가장 많이 꼽힌 점도 과대포장(24.1%)이다.이에 따라 e커머스(전자상거래) 업체들은 가치 소비를 지향하는 소비자들을 위한 다양한 시도를 진행 중이다. 보랭백을 무료로 나눠주거나 드라이아이스 사용을 최소화하는 식이다. 안 사장은 “코로나19가 확산하며 업계 최초로 시작한 포장박스 회수 서비스를 중단했으나 올해 하반기에 이 서비스도 다시 시작할 계획”이라며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강화하기 위해 앞으로도 다양한 방법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