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대규모 인프라 법안에 반대해온 공화당이 1천조원 규모의 역제안을 내놨다.
CNN방송 등 미 언론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과 인프라 법안 협상을 벌여온 공화당 상원의원들은 27일(현지시간) 9천280억 달러(한화 1천조원) 규모의 역제안을 했다.
1조 달러에 못 미치는 것으로, 애초 2조2천500억 달러(2천500조원)에서 최근 1조7천억 달러(1천900조원)로 규모를 줄인 바이든 대통령의 제안과 여전히 차이가 크다.
공화당이 내놓은 제안에는 도로와 교량 등 주요 프로젝트에 5천60억 달러, 대중교통 시스템에 980억 달러, 초고속 통신망에 650억 달러, 공항에 560억 달러, 철도에 460억 달러 등이 배정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공화당과 협상할 의지는 있지만 대폭 감축은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증세로 재원을 충당하겠다는 바이든 대통령의 계획에 대해서도 공화당은 '레드라인'이라며 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오하이오 클리블랜드의 한 대학을 찾아 경제를 주제로 한 연설을 하고 인프라 법안의 필요성을 강조할 예정이다.
이 대학은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후보 시절인 지난해 3월 유세를 하려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전격 취소했던 곳이다.
1년 넘게 코로나19로 신음하던 미국이 백신 접종 확대로 정상화되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소를 택해 경제 재건 및 인프라 투자의 필요성을 부각하는 것이다.
마이크 도닐런 백악관 선임고문은 측근들에게 보낸 문건을 통해 바이든 대통령의 인프라 투자 정당성을 강조했다.
그는 문건에서 "공화당이 한참 뒤처진 인프라 투자를 통해 경제를 재건하려는 대통령의 계획을 비판하는 건 유권자들의 수십 년 된 요구를 비판하는 것"이라며 "그들이 부자가 세금의 몫을 부담하게 하는 대통령의 계획을 공격하는 건 미국 국민의 공정에 대한 기본적 감각을 공격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