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호정 정의당 의원이 3월 9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류호정 정의당 의원이 3월 9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류호정 정의당 의원이 일명 '노회찬 버스'로 유명세를 얻은 6411번 버스를 타고 선거 유세에 나선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를 향해 "노회찬을 그저 선거에 이용한, 급한 마음에 가져다 쓴 그 정신으로 살아가는 수많은 노회찬의 외면을 감당해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류호정 의원은 6일 페이스북을 통해 "6411번 버스를 탄 박영선 후보를 봤다. '노회찬과 정의당을 혼신을 다해 도왔다'라는 후보의 말을 기사로 읽었다"면서 이같이 썼다.

박영선 후보는 선거운동 마지막 날인 이날 6411번 첫차를 타고 유세 일정을 시작했다.

6411번 버스는 고(故) 노회찬 전 정의당 의원 덕에 존재감이 두드러진 버스다. 노회찬 전 의원은 2012년 한 연설에서 "누가 어느 정류소에서 타고 어디서 내릴지 모두가 알고 있는 매우 특이한 버스"라며 "(버스 승객들은) 그 이름으로 불리지 않는다. 그냥 아주머니, 청소하는 미화원일 뿐이다. 존재하되 우리가 존재를 느끼지 못하고 함께 살아가는 분들"이라고 했다.
6일 오전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구로동을 출발해 개포동으로 향하는 버스를 타고 새벽 출근하는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6일 오전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구로동을 출발해 개포동으로 향하는 버스를 타고 새벽 출근하는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류호정 의원은 "노회찬 정신은 정의당만의 것일 리 없다"면서도 "하지만 노회찬 정신으로는 비례위성정당을 만들 수 없다. 탄력근로제를 개악하거나 중대재해기업처벌을 훼손할 수 없다"이어지적했다.

이어 "임대차 3법 통과 전 임대료를 올리는 위선을 '시세에 맞춰'로 해명하는 대신, 차별금지법이나 비동의 강간죄를 공약하는 것이 노회찬 정신"이라고 피력했다. 그간 민주당이 사회적 약자를 위한 정치에 적극적 행동을 보이지 않았다고 꼬집으면서, 노회찬 전 의원을 소환할 자격이 없다고 짚은 것이다.
4.7 재·보궐선거를 하루 앞둔 6일 오전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노량진 수산시장을 방문하기 위해 6411번 시내버스를 타고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4.7 재·보궐선거를 하루 앞둔 6일 오전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노량진 수산시장을 방문하기 위해 6411번 시내버스를 타고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그는 "만약 (민주당이) 진보적 개혁에서 또 후퇴한다면 오늘 민주당은 노회찬을 그저 선거에 이용한 것이 될 것"이라면서 "(박 후보가) 급한 마음에 가져다 쓴, 그 정신으로 살아가는 수많은 노회찬의 외면을 감당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류호정 의원은 "노회찬의 적은 '보수정당' 따위가 아니라 '부패한 기득권'"이라면서 "꼭 기억해주셨으면 좋겠다"고 역설했다.

김수현 한경닷컴 기자 ksoo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