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금 380만원으로 옷을 만들기 시작해 3년 만에 연 매출 450억원을 달성한 기업이 있다. 스트리트 캐주얼 브랜드 ‘아크메드라비(ACME DE LA VIE)’다. 프랑스어로 ‘인생의 정점’을 뜻하는 이 브랜드는 2017년 9월 쌍둥이 형제인 구재모 구진모 공동 대표가 처음 시작했다.

10년가량 명품 수입 사업을 하던 구씨 형제는 직접 제조업에 뛰어들었다. 귀여운 캐릭터를 넣은 옷을 남녀노소 모두가 좋아한다는 데 착안해 도넛으로 얼굴을 가린 귀여운 아이 사진을 옷에 프린팅했다. 처음 70장으로 시작한 베이비페이스 라인은 지난해 70만 장이 팔렸다.

아크메드라비 경영은 형인 구재모 대표(사진)가, 디자인은 동생인 구진모 대표가 총괄하고 있다. 구재모 대표는 “가장 트렌디하고 잘 팔릴 만한 옷을 빨리 출시하는 데 집중했다”며 “타 브랜드와 달리 신제품을 이르면 1주일 안에 생산할 수 있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일반 패션업체가 제품 기획부터 생산, 판매까지 일러야 6개월 걸리는 것과 비교하면 획기적으로 단축한 것이다. 구 대표는 “빠른 생산과 품질 유지를 위해 국내 생산을 고집했다”며 “국내 6개 공장에서 우리 브랜드 제품만 생산하고 있다”고 비결을 설명했다.

디자인 차별화도 성공 비결로 꼽힌다. 구 대표는 “귀여운 이미지의 캐릭터를 고품질의 원재료로 프린팅하는 데 투자를 많이 했다”며 “한 번에 최대 1만 장에 달하는 이미지를 놓고 잘 팔릴 만한 것을 추려내기 때문에 적중률이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해외 사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달 말 중국에서 왕홍(網紅·유명 크리에이터) ‘비야’와 함께 진행한 라이브방송에서 10분 동안 3만7000장의 반팔 티셔츠가 모두 팔렸다. 10분 매출만 22억원. 구 대표는 “이달엔 호주, 5월엔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으로 수출할 계획”이라며 “올해 매출 목표는 1000억원”이라고 말했다. 구 대표는 “패션 시장이 레드오션처럼 보이지만 그 안에서도 블루오션을 찾을 수 있다”고 밝혔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