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 수입 적게 배분, 고소득자 소득 세율 피해
국세청, 유명 연예인 A 씨와 연예기획사에 세금 추징
국세청은 4일 세금을 탈루한 혐의를 받는 38명에 대해 세무조사에 착수했다고 4일 발표했다. 노정석 국세청 조사국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A씨를 포함해 여러 혐의자의 탈세 사실 조사를 마쳤고, 호황 현금 탈세자, 기업 자금 사적 유용자, 반칙 특권 탈세자 등 불공정 탈세 혐의자 38명의 세무 조사에 새롭게 착수한다"고 밝혔다.
문제의 A 씨는 가족 명의로 운영하는 연예 기획사를 설립했고, 일종의 '다운'(Down) 계약서를 작성했다. 법인세율(최고 25%)과 개인 소득세율(42%)이 차이가 있다는 것에 착안해 세금을 적게 내기 위해 저지른 행동인 것.
이에 따라 A 씨는 수입이 줄어 세금을 적게 냈고, 기획사는 실제보다 더 높아진 수입으로 매겨진 법인세를 줄이기 위해 수입차와 법인 명의 신용카드를 사용하면서 손금처리를 했다. 뿐만 아니라 실제로 근무한 적이 없는 친인척에게 인건비를 지급하기도 했다. 국세청은 A 씨와 해당 소속사에 수십억 원의 종합소득세와 법인세를 추징했다. 그동안 여러 연예인의 세금 탈루가 적발됐지만, A 씨의 탈세 방법은 처음 적발됐다는 점에서 더욱 눈길을 끌었다.
국세청 발표 이후 이민호, 하정우 등 가족이 운영하는 연예기획사에 소속된 몇몇 배우들이 "세금을 탈루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졌다. 이민호 소속사 MYM엔터테인먼트는 누나가, 하정우 소속사 워크하우스컴퍼니는 동생이 대표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민호 소속사 관계자는 4일 한경닷컴에 "우리는 아니다"며 "우리는 외제차를 사용하지도 않고, 세금과 관련해 워낙 관심을 받는 만큼 실수라도 누락되지 않도록 철저하게 내고 있다"고 말했다.
하정우 소속사 관계자 역시 "우린 아니다"고 밝혔다.
한편 노정석 국세청 조사국장은 "코로나19 위기 극복과 경제회복에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신중하게 세정을 운영하되 기업자금 사적유용과 음성적 현금거래 등 반사회적 탈세행위에 대해서는 엄정히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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