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행한 가정은 모두 비슷한 모습으로 불행하지만, 행복한 가정은 저마다의 이유로 행복하다.
"

정씨는 지난 3월 프랑스 정부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전 국민을 대상으로 강제 자가격리 조치를 내리자 일상을 기록하기 시작했다.
책에는 정씨 가족이 3월 16일부터 5월 10일까지 56일 동안 집안에 갇혀 지낸 일상의 기록이 오롯이 담겼다.
일간지 기자 출신인 아빠와 초등학교 교사인 프랑스인 엄마, 네 아이와 함께 보낸 하루하루가 콩트처럼 펼쳐진다.
5일도 아니고 무려 56일을 집 안에서만 지내는데도 이 가족은 심각하게 힘들지 않다.
텔레비전도 없고 인터넷이 자유롭지도 않은 데다 11살 큰딸은 스마트폰조차 없다.
아이들은 필요할 때 아빠나 엄마한테 허락을 받고 아이패드를 쓴다.
아이들은 무한한 상상력으로 매일 지치지도 않고 너무 잘 논다.
겉으로 보면 평온한 일상이지만, 항상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한국인 아빠는 '땡땡이의 모험'에 나오는 아독 선장을 몰라서 프랑스인 가족들의 대화에 끼지 못하고, 프랑스식 육아에 혼란을 느끼기도 한다.
온전히 집안에서만 함께하다 보니 당연히 예민해져서 충돌도 생기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격리 생활에 적응해간다.
정씨는 책에서 "우리 가족은 프랑스의 일반적인 가족과 같은 점도 있고 다른 점도 있다"며 "우리가 행복할 수 있는 조건은 남들이 정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만드는 것이기 때문이다"고 썼다.
파리8대학 문과를 졸업한 정씨는 광주일보에서 기자로 일했으며 프랑스에 정착했다.
'메종 드 아티스트'와 '파리 오디세이' 등을 썼고 '부자들의 역습', '지정학에 관한 모든 것', '집 안에서 배우는 화학' 등을 번역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