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훈 측 '아카데미하우스' 매입 시도…'웃돈'에도 성사 난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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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70년대 민주화운동·에큐메니컬 산실…"260억원 이상" 매각 의사 타진
소유주 기장총회 "극우 기독교 대표 정체성 안 맞아, 돈 많이 준다고 살 수 없어"
한국 현대사에서 민주화운동과 에큐메니컬(교회 일치) 운동의 산실로 평가됐던 '아카데미하우스'가 시장 매물로 나온 가운데 전광훈 목사 측이 매입을 시도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전 목사 측은 웃돈까지 제시했으나 소유주인 개신교단 쪽에서 난색을 보여 거래 성사로 이어지기는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15일 개신교계에 따르면 서울 강북구 수유동의 아카데미하우스는 1966년 11월 고(故) 강원용 목사(1917∼2006)가 독일 교회의 후원을 받아 약 1만평 규모 부지에 세운 교육·모임 시설이다.
이곳에는 건물 여러 개가 자리 잡고 있다.
강 목사는 1959년 개신교 교육단체인 '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소'를 설립했는데, 1965년 이름을 '크리스챤아카데미'로 바꾸고 종교 간 대화 등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그가 폈던 '대화 운동' 등 크리스챤아카데미의 많은 모임이 아카데미하우스에서 열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카데미하우스는 1980년대 중후반을 거치면서 정치권 회합, 교육 장소, 숙박 시설로 병행 사용됐으나 운영난을 면치 못했다.
이에 2004년 강 목사가 속한 교단인 한국기독교장로회총회(기장)가 아카데미하우스를 약 120억원에 인수해 운영에 들어갔다.
기장 측은 매입 이후 10년간 이 시설을 호텔로 위탁 운영하다 2015년 말 한 업체와 계약을 맺고서 전체 임대로 전환했다.
하지만 계획대로 사업이 진행되지 않으면서 운영난은 가속화됐다.
시설에서 나오는 수익은 없는 반면 매년 부담해야 할 세금 등 비용이 6천만원에 달했기 때문이다.
결국 기장 측은 지난해 매각을 결정했다.
교단에서 매각 공고를 내자 여러 곳에서 매입 의사를 밝혀왔다.
매입 희망자들이 기장 측에 밝힌 매입가는 대략 260억원 안팎이었다고 한다.
전 목사 측의 경우 올해 봄 제삼자를 통해 기장 측에 매각 의사를 타진했다.
매입 희망가는 260억원을 웃돌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교계 소식통 사이에서는 전 목사 측이 매입 희망가로 270억원을 제시했다는 말이 나온다.
그러나 기장 측에서는 인수 희망자가 전 목사가 포함된 단체라는 것을 알게 된 뒤 시설 매각이 어려울 거 같다는 의사를 비공식적으로 전달했다.
기장 측 관계자는 "전 목사가 포함된 단체가 아카데미하우스를 사고 싶다는 의사를 제삼자를 통해 전해왔다"며 "개인 의견을 전제로 전 목사 쪽에 '교단 정서상 매각이 어렵지 않겠느냐'는 뜻을 전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전 목사 측이 아카데미하우스 매입을 시도한 배경으로는 자신이 담임목사로 있는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가 지역 재개발로 철거하게 되자 교회를 이곳으로 옮기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교계에서 제기된다.
연합뉴스는 최근 전 목사에게 아카데미하우스 매입시도 여부와 이유 등을 문의하고자 여러차례 연락을 시도했으나 닿지 않았다.
기장 교단 내부적으로는 전 목사 측이 아카데미하우스를 사들이려 했다는 일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격앙된 반응이 나온다.
육순종 기장 총회장은 전화 통화에서 "아카데미하우스는 과거 한국 사회 민주주의와 평화를 위한 플랫폼으로 기여했다"며 "극우 기독교를 대표하는 이에게 매각할 경우 어떤 일을 벌일지 어떻게 아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정체성이 맞지 않는다고 본다"면서 "돈을 많이 준다고 해서 살 수 있는 것이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기장 측은 다음 달 여는 교단 총회에서 아카데미하우스 매각 문제를 다시 논의한다.
교단 구성원의 매각 의사를 재확인하는 것은 물론 지난해 매각 결의 과정에서 제기된 절차상 하자 문제 등을 해소하기 위해서다.
/연합뉴스
소유주 기장총회 "극우 기독교 대표 정체성 안 맞아, 돈 많이 준다고 살 수 없어"

전 목사 측은 웃돈까지 제시했으나 소유주인 개신교단 쪽에서 난색을 보여 거래 성사로 이어지기는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15일 개신교계에 따르면 서울 강북구 수유동의 아카데미하우스는 1966년 11월 고(故) 강원용 목사(1917∼2006)가 독일 교회의 후원을 받아 약 1만평 규모 부지에 세운 교육·모임 시설이다.
이곳에는 건물 여러 개가 자리 잡고 있다.
강 목사는 1959년 개신교 교육단체인 '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소'를 설립했는데, 1965년 이름을 '크리스챤아카데미'로 바꾸고 종교 간 대화 등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그가 폈던 '대화 운동' 등 크리스챤아카데미의 많은 모임이 아카데미하우스에서 열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카데미하우스는 1980년대 중후반을 거치면서 정치권 회합, 교육 장소, 숙박 시설로 병행 사용됐으나 운영난을 면치 못했다.
이에 2004년 강 목사가 속한 교단인 한국기독교장로회총회(기장)가 아카데미하우스를 약 120억원에 인수해 운영에 들어갔다.
기장 측은 매입 이후 10년간 이 시설을 호텔로 위탁 운영하다 2015년 말 한 업체와 계약을 맺고서 전체 임대로 전환했다.

시설에서 나오는 수익은 없는 반면 매년 부담해야 할 세금 등 비용이 6천만원에 달했기 때문이다.
결국 기장 측은 지난해 매각을 결정했다.
교단에서 매각 공고를 내자 여러 곳에서 매입 의사를 밝혀왔다.
매입 희망자들이 기장 측에 밝힌 매입가는 대략 260억원 안팎이었다고 한다.
전 목사 측의 경우 올해 봄 제삼자를 통해 기장 측에 매각 의사를 타진했다.
매입 희망가는 260억원을 웃돌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교계 소식통 사이에서는 전 목사 측이 매입 희망가로 270억원을 제시했다는 말이 나온다.
그러나 기장 측에서는 인수 희망자가 전 목사가 포함된 단체라는 것을 알게 된 뒤 시설 매각이 어려울 거 같다는 의사를 비공식적으로 전달했다.
기장 측 관계자는 "전 목사가 포함된 단체가 아카데미하우스를 사고 싶다는 의사를 제삼자를 통해 전해왔다"며 "개인 의견을 전제로 전 목사 쪽에 '교단 정서상 매각이 어렵지 않겠느냐'는 뜻을 전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전 목사 측이 아카데미하우스 매입을 시도한 배경으로는 자신이 담임목사로 있는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가 지역 재개발로 철거하게 되자 교회를 이곳으로 옮기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교계에서 제기된다.
연합뉴스는 최근 전 목사에게 아카데미하우스 매입시도 여부와 이유 등을 문의하고자 여러차례 연락을 시도했으나 닿지 않았다.
기장 교단 내부적으로는 전 목사 측이 아카데미하우스를 사들이려 했다는 일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격앙된 반응이 나온다.

이어 "정체성이 맞지 않는다고 본다"면서 "돈을 많이 준다고 해서 살 수 있는 것이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기장 측은 다음 달 여는 교단 총회에서 아카데미하우스 매각 문제를 다시 논의한다.
교단 구성원의 매각 의사를 재확인하는 것은 물론 지난해 매각 결의 과정에서 제기된 절차상 하자 문제 등을 해소하기 위해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