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논의 수도 베이루트에서 4일(현지시간) 대규모 폭발로 최소 50명이 숨지고 3000명 내외 부상자가 발생했다.

현지 언론과 외신들은 이날 오후 베이루트의 항구에서 큰 폭발이 두 차례 있었다고 보도했다. 이 폭발로 항구 주변 상공이 거대한 검은 연기에 뒤덮이고 건물과 차량들이 파손됐다.

AP통신과 인터뷰한 베이루트 거주 왈리드 아브도 씨(43)는 "핵폭발 같았다"고 전했다. 레바논에서 약 240㎞ 떨어진 지중해 섬나라 키프로스에서도 폭발 소리가 들렸다고 현지 매체들이 전할 정도로 큰 폭발 사고였다.

레바논 보건부는 초기 집계에서 최소 50명이 숨지고 부상자가 2700~3000명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외신은 사상자가 이보다 더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폭발 원인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레바논 NNA통신은 베이루트 항구에 폭발물 저장창고가 있다고 했으며, 베이루트 항구 한 근로자는 폭발이 폭죽 같은 작은 폭발물에서 시작한 뒤 커졌다고 전했다.

하산 디아브 레바논 총리는 이번 폭발과 관련해 4일을 '애도의 날'로 선포했다. 디아브 총리는 텔레비전 연설에서 "이번 재앙에 책임있는 자들은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군은 레바논의 시아파 무장정파 헤즈볼라와 국경지역에서 총격전을 벌이는 등 군사적 긴장이 고조된 상태다. 하지만 이스라엘 측은 이번 폭발이 이스라엘과 관련이 없다며 공격 가능성을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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