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전기차, 테슬라 아성 넘본다
중국 전기차 스타트업 샤오펑자동차는 ‘중국판 테슬라’로 불린다. 지난 4월 샤오펑이 출시한 중형 전기 세단 P7(사진)에는 최신 엔비디아 인공지능(AI) 프로세서가 올라간다. 레벨3 수준의 자율주행 기술을 앞세워 테슬라의 주력 차종인 ‘모델3’와 경쟁하겠다는 구상이다. 2014년 설립된 신생 업체지만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아 최근 힐하우스캐피털, 세쿼이아캐피털차이나 등으로부터 5억달러 규모의 투자금을 유치하기도 했다.

샤오펑뿐만 아니다. 비야디(BYD)는 테슬라에 가장 위협적인 중국 전기차 업체로 거론된다. 28일 인사이드 EVs에 따르면 지난해 이 회사가 판매한 승용차는 22만9506대로 1위 테슬라(36만7820대)의 뒤를 이었다. 전기차의 3대 요소로 꼽히는 배터리와 모터, 전자제어장치(ECU)를 모두 자체 조달하는 기업은 세계에서 비야디가 유일하다. 승용차에 집중해온 테슬라와 달리 버스, 트럭 등 상용차 부문에서 이미 탄탄한 기반을 두고 있다는 점이 비야디의 저력으로 꼽힌다. 비야디에 이어 세계 전기차 판매 3위(베이징자동차)와 4위(상하이자동차) 모두 중국 기업이 차지하고 있다.

최근 중국 전기차업계에서는 미국 증시 진출을 시도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플러그인하이브리드카(PHEV) 모델을 판매하는 리샹자동차는 14억달러를 조달한다는 목표로 오는 31일 나스닥에 상장할 예정이다. 샤오펑도 최근 미국 증시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막대한 투자금을 쏟아부어 몸집을 키우고 해외 시장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려는 취지라고 분석했다.

중국 전기차 업체들의 경쟁력도 빠르게 향상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동풍소콘은 중국 최초로 5세대(5G) 이동통신 기반의 ‘레벨4’ 자율주행차를 생산했다. 중국 자율주행 기술 업체 오토엑스는 미 캘리포니아주로부터 안전요원 없이 자율주행차를 테스트할 수 있는 허가를 받았다. 그만큼 안전한 자율주행 기술을 구현한다는 뜻이다.

미 경제매체 포브스는 최근 중국 자동차에 대해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중국차는 볼품없었다”며 “하지만 지금은 디자인이 유럽 브랜드에 뒤지지 않고 기술 수준도 많이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