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을 조립하는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근로자들 [사진=현대자동차]
차량을 조립하는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근로자들 [사진=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가 생산라인 근무 중 와이파이 제한 조치를 다시 시행했다. 노동조합 반발에 철회한 지 13일만이다. 노동조합은 대응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는 24일 자정부터 울산공장 내 와이파이 접속을 제한하기로 결정했다고 지난 23일 밝혔다. 사측은 앞서 이달 9일 작업 시간 안전사고 위험을 예방하고자 기존 24시간 허용하던 와이파이 사용을 식사 시간과 휴식 시간 때만 사용하도록 조치했으나 노조가 단체협약 위반이라고 반발, 이틀 만에 제한 조치를 해제한 바 있다.

노사는 이후 와이파이 사용 시간을 놓고 수차례 협의를 진행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노조는 그동안 와이파이 사용이 2011년과 2016년 노사협의회 합의에 따라 시행돼왔기 때문에, 사측이 노조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제한하는 것을 노조 무력화 시도라고 주장했다.

노조는 당초 이달 9일 사측이 와이파이 사용을 제한하자 특근 거부를 결정했다가 사측이 유보하자 특근 거부를 철회한 바 있다.

반면 사측은 와이파이 24시간 사용 자체를 합의한 적은 없으며 근무 중 와이파이 사용이 비상식적이라고 밝혔다.

현대차는 생산직 근로자들이 조업 중 무분별한 인터넷 사용으로 효율이 떨어지고 안전사고가 일어날 위험이 크다고 판단하고 있다.

또한 근무시간에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을 통해 유튜브나 동영상을 시청하는 직원들이 늘면서 생산성 하락에 대한 문제가 제기돼 왔다.

이번 현대차 노사간 와이파이 문제는 회사 안팎에서 강한 질타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한 조합원은 노조 홈페이지 게시판에 "와이파이를 끊는다고 특근 거부하는 걸 보고 주위에서 비웃는다. 현대차 조합원이라는 게 부끄럽다"는 글을 게시하기도 했다.

온라인에는 노조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많다. 한 자동차 커뮤니티에는 "근무시간에 휴대폰 끄고 작업에 집중해야 하는 것은 상식 아닌가?", "동영상 유튜브 보면서 만든 자동차가 제대로 굴러갈리 없다", "이번에 사측이 그냥 넘어가면 안된다. 안전, 생산성과 직결된 문제이니 만큼 반드시 뿌리 뽑아달라"는 등의 반응이 나오고 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