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월스트리트가 민주당의 유력한 대선 후보인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의 대통령 당선을 경계하는 목소리를 잇따라 내고 있다. 워런 의원은 부유세 도입, 대기업 반독점 규제, 건강보험 공공화, 최저임금 인상, 탈(脫)원전 등과 같은 급진적 공약을 내걸고 있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간 최고경영자(CEO)는 5일(현지시간) C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워런은 매우 가혹하게 성공한 사람을 비난하고 있다”며 “우리는 성공한 사람에게 박수를 보내야 한다”고 말했다. 워런 의원이 그동안 부유세 도입 등에 반대한 부자를 비난해온 것에 대한 비판으로 해석된다.

워런 의원은 자산 5000만달러 초과분에 연 2~6% 부유세를 부과하겠다고 했다. 또 건강보험 가입을 의무화한 오바마케어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중산층 증세 없이 모든 사람에게 건강보험 서비스를 제공하는 ‘모두를 위한 의료보험(Medicare for All)’ 공약을 발표했다.

다이먼 CEO는 “지옥으로 가는 길은 선의로 포장돼 있다”며 워런 의원의 정책이 제대로 실현되기 힘들 것이라고 경계했다.

미국의 억만장자 투자자인 리언 쿠퍼맨 오메가어드바이저스 회장도 최근 워런 의원에게 비판 서한을 보냈다. 쿠퍼맨 회장은 “부자들이 만들어 놓은 부의 원천과 사회에 대한 공헌을 무시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와 데이비드 루벤스타인 칼라일그룹 회장 등과 같은 성공한 기업인 덕분에 세상은 더 좋아졌다”고 덧붙였다.

폴 튜더 존스 튜더인베스트먼트 설립자는 워런이 대통령에 당선될 경우 미국 증시가 크게 내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존스 설립자는 이날 “워런이 당선되면 S&P500지수는 25% 급락하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할 경우 15% 오를 것”이라고 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