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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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은 ‘9·19 평양선언 1주년’을 맞은 19일 별도의 메시지를 내놓지 않았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문 대통령의 침묵을 어떻게 해석해야 하느냐’는 기자들 질문에 “유엔총회 기조연설을 통해 한반도 평화에 대해 말할 것”이라고 답했다.

미·북 실무협상을 앞두고 오는 23일(현지시간) 예정된 한·미 정상회담에 집중하겠다는 의도다. 문 대통령은 유엔총회를 계기로 뉴욕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할 예정이다. 두 정상 간 회담은 이번이 아홉 번째다. 최종건 청와대 평화기획비서관은 “문 대통령은 이번 회담에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을 위한 협력 방안을 협의한다”며 “한·미 동맹을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한 여러 방안과 역내 현안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을 미·북 간 비핵화 협상과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진전을 위한 계기로 삼는다는 구상이다. 또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선언으로 인한 한·미 동맹 균열 우려를 불식하면서 동맹의 굳건함을 재확인하는 동시에 방위비 분담금 협상 등 각종 현안을 해결해 가는 계기가 될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문 대통령은 24일 유엔총회 일반 토의에 참석해 12번째로 기조연설을 한다. 연설에서 문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진전 성과를 설명하고 우리의 노력을 재차 밝힘으로써 국제 사회의 지속적인 지지를 확보할 계획이다.

다만 유엔총회 기간 문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한·일 정상회담은 성사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청와대는 이날 문 대통령의 유엔총회 참석 일정을 브리핑하면서 한·일 혹은 한·미·일 정상회담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23일 한·미 정상회담을 비롯 한·폴란드(23일), 한·덴마크(23일), 한·호주(24일) 등 다른 정상회담 일정을 모두 공개하면서 한·일 정상회담을 언급하지 않은 것은 양국 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방증으로도 볼 수 있다. 문 대통령이 아베 총리를 만나지 않는다면 취임 후 처음으로 한·일 정상이 대면하지 않는 유엔총회가 되는 셈이다. 대신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모테기 도시미쓰 신임 일본 외무상 간의 첫 회담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