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전쟁 격화에 대응해 중국이 반도체 기술자립을 내세우는 가운데, 중국 업계에서 투자 확대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고 홍콩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5일 전했다.

중국의 부상을 막으려는 미국의 견제로 전세계 산업 공급망에 충격이 가해지고 중국의 기술분야 대미 의존이 드러났다고 SCMP는 평가했다.

특히 미국이 중국의 통신장비업체 화웨이를 블랙리스트에 올리고 퀄컴과 인텔 등이 화웨이에 반도체를 판매하지 못하도록 하면서, 반도체 분야에서 그러한 취약성이 분명하게 나타났다는 것이다.

SCMP는 미국이 또 다른 중국 통신장비업체 중싱(ZTE)을 제재한 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지난해 5월 핵심기술에 대한 자립을 강조했고, 이후 관련 노력이 늘어났다고 소개했다.

이어서 반도체 업체 중역들과 연구자들을 인터뷰한 결과 투자와 성과물이 균형을 이뤄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으며, 선진기술의 경우 상당량의 투자가 지속해서 필요한 데 비해 성과가 반드시 보장되는 것은 아니라는 의견이 나온다고 전했다.

SCMP는 기술자립과 구매 중에서 어느 쪽에 비중을 두어야 하는지를 놓고 의견이 엇갈리지만, 대다수 업계 관계자들은 중국이 반도체 부문 투자를 늘려야 한다는 데는 동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반도체업체 중신국제(SMIC) 셰즈펑 전 부회장은 "현재 중국의 투자 수준은 글로벌 선두기업에 비하면 바다에 있는 물방울 수준"이라면서 "인텔은 연구개발에 매년 130억 달러(약 15조6천억원)를 쓴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정부의 경제개발 관련 5개년 계획에 따르면 2016~2020년 5년간 이 부문에 1천400억 위안(약 23조 5천억원)을 투입할 예정이었던 점 등을 거론하면서 "투자 수준을 맞추지 않으면 기술 격차를 줄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SCMP는 중국의 기술자립 전망이 완전히 어두운 것은 아니라면서, 산업기반·경제력·연구개발 수준 등이 예전보다 나은 위치에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전 세계 반도체 공급망은 상호연결돼있다"면서 "모두가 미국을 집단적으로 공격한다면, 미국 반도체 산업도 암울해지긴 마찬가지일 것"이라는 업계 관계자 의견을 전하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