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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설] '대한민국에서 기업하는 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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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법원이 이른바 ‘국정농단’ 사건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뇌물 및 횡령액을 2심보다 50억원 많은 86억원으로 봐야 한다며 사건을 고법으로 돌려보냄에 따라 형량이 늘어날 가능성이 커졌다. 파기 환송심에서 횡령액이 50억원 이상으로 확정되면 징역 5년 이상에 해당돼 집행유예가 어렵게 되고 다시 구속 수감될 수도 있다. 판사가 재량으로 감형할 경우 다시 집행유예가 가능하다는 의견이 있지만 현재로서는 예단하기 어렵다.

    대법원 선고 중 주목되는 대목은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작업이 존재했고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이와 관련한 ‘묵시적 청탁’을 했다고 판단한 부분이다. 삼성이 최순실 모녀를 도운 것은 청탁 대가로 뇌물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국책 사업을 도와달라는 대통령 요청을 거절할 수 있는 기업이 몇이나 있겠는가. 정권의 요구에 수동적으로 응한 기업인에게 형사 책임을 씌운다면 대부분 기업인이 교도소 담장 위를 걸을 수밖에 없다.

    현 정부에서도 기업들에 대북 사업을 지원하라는 요구가 있고 몇몇 기업인은 방북까지 했다. 기업들이 이런 요청을 거절할 수 없는 것은 이전 정권 때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다. 그런데도 정권이 바뀔 때마다 다른 잣대로 기업활동을 범죄로 몰아간다면 어느 기업이 국가 사업에 협력할 수 있겠는가.

    그렇잖아도 반(反)기업 정서와 온갖 규제로 기업들은 숨조차 제대로 쉬지 못하고 있다. 그런 기업인을 정부 방침에 따랐다는 이유만으로 중벌한다면 누가 기업활동을 할 수 있겠는가. 삼성과 이 부회장 앞날은 다시 불확실성 속에 빠지게 됐다. 한국 수출액의 20%가량을 차지하는 삼성의 혼란은 한국 경제 전체에 큰 부담이다. 삼성이 지난해와 올해 발표한 신성장 사업 180조원과 시스템 반도체 133조원 투자 계획 역시 안갯속에 빠지게 됐다. 삼성은 일본과의 경제전쟁에서도 최전선에 있는 기업이다. 지금 우리는 스스로의 눈을 찌르고 있는 것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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