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추덕영 기자 ch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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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메모리(시스템) 반도체’가 최근 국내 증시의 핵심 키워드로 떠올랐다. D램 등 저장 기능 중심의 메모리 반도체와 달리 연산·처리·해석 등 논리적 정보 처리에 쓰이는 비메모리 반도체가 4차 산업혁명의 필수 아이템으로 부각되면서 관련 종목 주가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

반도체 패키징 업체인 네패스는 올 들어 212.9%(지난달 27일 기준) 급등했다. 국내 주요 고객사인 삼성전자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사업 강화에 나서면서 매출 성장이 기대된다. 삼성전자는 지난 4월 133조원을 투자해 2030년까지 세계 비메모리 반도체 시장 1위에 오르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발표했다. 정부도 비메모리 반도체 연구개발(R&D)에 10년간 1조원을 지원하겠다는 방침을 내놓는 등 지원 사격에 나섰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삼성은 예년과 비교해 연간 50~100% 비메모리 투자를 늘릴 것”이라며 “비메모리 부문 장비 및 소재 공급 업체들의 수주 증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비메모리 반도체는 컴퓨터 중앙처리장치(CPU)처럼 정보처리 기능을 갖춘 반도체를 말한다. 삼성전자 등이 비메모리 점유율 확대에 나서는 것은 메모리 반도체보다 시장 규모가 훨씬 크기 때문이다. KB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66%(약 350조원)가 비메모리 분야였다. 기존 비메모리 반도체가 많이 쓰이던 스마트폰뿐 아니라 5세대(5G) 이동통신, 사물인터넷(IoT) 등의 보급 확대로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비메모리 분야에도 다양한 공급사슬이 존재하기 때문에 개별 종목의 특징을 파악해 투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크게는 반도체 설계를 담당하는 팹리스와 제조를 담당하는 파운드리로 나뉘고 후공정 영역에서 패키징(가공이 끝난 웨이퍼칩 포장), 테스트(성능 확인)만 전문적으로 수행하는 업체도 있다. 한국경제TV 전문가인 한동훈 파트너는 “팹리스 분야 국내 1위 업체인 실리콘웍스, 반도체 공정용 펠리클(미세입자를 막는 박막) 제조사인 에프에스티 등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