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LG화학·삼성SDI 등에
배터리 공장 신설 요청했지만
기업들 "대규모 투자 쉽지 않다"

‘구미형 일자리’ 모델은 첨단산업 공장 위주의 투자촉진형이란 점에서 지난 1월 확정된 ‘광주형 일자리’와는 다르다. 광주형 일자리는 광주시와 현대자동차가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공장을 공동 설립하되 근로자 임금을 대폭 낮추는 게 특징이다. 구미형은 임금 삭감 없이 기업이 직접 투자하는 방안으로 추진된다. 정부와 지자체는 공장·산업 인프라 구축은 물론 산단 임대료 할인과 같은 보조금, 세제 혜택, 직장어린이집 설치, 산단 내 통근버스 지원 등에도 나설 방침이다.
다만 배터리 생산업체들은 선뜻 투자를 결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전기차를 생산하는 완성차 업체들이 배터리 생산 물량을 소화해준다는 확고한 약속이 없는 한 국내에 공장을 신설하는 건 ‘모험’이라는 설명이다. 익명을 요구한 기업 관계자는 “해외에 대규모 투자를 결정할 경우 고용 창출 효과를 감안해 부지 비용은 물론 공장 건설비까지 대주는 사례가 많다”며 “기업이 조 단위의 국내 투자를 결정했다가 물량을 다 소화할 수 없으면 모그룹까지 휘청일 수 있다”고 걱정했다.
조재길/김재후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