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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두 달간 정보기술(IT) 등 성장주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상대적으로 투자 부담이 작은 가치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1분기 국내 주식형 펀드의 수익률 상위 10위 가운데 7개가 가치주 펀드였다.

전문가들은 올해 하반기로 갈수록 가치주에 대한 투자자의 관심이 더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가치주 투자를 염두에 두고 있다면 지금이 적절한 매수 타이밍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커지는 가치주 매력

롯데케미칼·청담러닝·GS리테일·경인양행…가치株가 빛볼 날 온다
전문가들이 가치주 상승을 전망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다. 하나는 증시 펀더멘털(기초체력)과 상관없이 오른 증시가 ‘숨고르기’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장세에선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고평가된 종목의 주가가 먼저 조정을 받는 경향이 나타난다.

상대적으로 가치주에 대한 관심은 커진다. 정용현 KB자산운용 밸류운용1팀장은 “지난해 4분기 큰 폭의 조정장을 거치면서 실제 가치보다 저렴하게 거래됐던 종목이 부각되고 있다”며 “이런 흐름은 앞으로 1~2년 동안 지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형 우량주를 중심으로 움직이는 투자자보다 종목별로 펀더멘털을 면밀히 검토해 접근하는 투자자에게 유리한 환경이 만들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에 저평가 매력이 커진 종목들도 수두룩해졌다. 이채원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대표는 “한국 증시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도 주가순자산비율(PBR: 주가/주당순자산)이 0.8배 수준이었는데 지금은 0.2~0.3배인 곳이 많다”며 “보유자산에서 부채를 뺀 순현금이 시가총액보다 더 많은 기업의 수도 당시보다 크게 늘어냈다”고 말했다.

오광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가치주가 강세를 보였던 2012~2014년 당시 기업의 영업이익이 감소하면서 증시는 박스피(박스권에 갇힌 코스피를 뜻하는 조어) 장세를 나타냈다”며“경기선행지수가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도 당시와 비슷한 점”이란 게 그의 설명이다.

화학업체 해외사업 강화 ‘주목’

감은숙 한국경제TV 파트너는 “올해 증시는 뚜렷한 주도주 없이 박스권에 갇혀 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런 불안정 상황에서 가치주 투자는 유망한 투자전략”이라고 설명했다. 감 파트너는 추천 종목으로 송원산업, 경인양행, 서연을 꼽았다.

송원산업은 산화방지제인 폴리머 안정제 등의 화학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이다. 최근 미국 중국 일본 스위스 인도 등 해외 공급망을 구축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감 파트너는 “해외 판로 구축에서 성과가 나오며 영업이익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사카린 등을 판매하는 화학업체 경인양행, 자동차 부품업체 서연도 감 파트너가 추천하는 종목이다. 그는 “경인양행은 경기가 회복되면 영업이익 및 순이익이 크게 증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동훈 한국경제TV 파트너는 강원랜드, GS리테일, 청담러닝을 추천했다. 한 파트너는 “카지노 사업은 경기가 둔화될 때 호황을 누리는 경향이 있다”며 “시장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만큼 앞으로 주가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편의점 사업을 하는 GS리테일은 간편식 수요 증가 등으로 양호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며 “사교육 업체 청담러닝은 중국 사업을 확장하는 등 해외 진출을 강화하고 있어 주가가 상승 초기국면에 진입했다”고 덧붙였다.

이동근 한국경제TV 파트너는 롯데케미칼, 하나금융지주를 추천종목으로 꼽았다. 롯데케미칼은 PBR이 0.73배, 하나금융지주는 0.43배로 저평가됐다는 설명이다. 이 파트너는 “롯데케미칼은 미국 설비 완공으로 상반기 매출 증가가 기대되고 하나금융지주는 경기가 바닥을 치고 반등할 때 나오는 수익성 개선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