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내 상장할 것이란 관측이 나와 공모주 투자자의 관심을 모았던 바이오 기업 젠바디가 상장 시기를 내년으로 잡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젠바디는 한때 기업가치가 1조원에 달했던 ‘유니콘’ 후보 기업으로, 올해 나올 수 있는 공모주 가운데 대어급으로 분류돼왔다.

1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젠바디는 내년 이후 기업공개(IPO)에 나서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당초 IB업계에서는 젠바디가 연내 코스닥 상장을 마칠 것으로 전망해왔다. 젠바디 관계자는 “최근 주요 수출 국가인 브라질의 정권 교체가 이뤄지면서 젠바디를 비롯한 여러 회사의 브라질 수출 계약 성사 시점이 늦춰지고 있다”며 “시장에서 좋은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시점에 IPO를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2012년 설립된 젠바디는 국내 최초로 지카바이러스 진단키트를 개발한 회사다. 독보적인 기술력을 갖춘 데다 지카바이러스가 브라질 등 남미에서부터 동남아시아까지 퍼지면서 실적 개선 기대가 높아졌다. 높은 영업이익률을 이어가면서 한때 1조원 수준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아 투자를 받기도 했다.

이 회사는 상장 대표주관사로 미래에셋대우와 한국투자증권을 선정하고 지난해부터 코스닥 입성을 준비해왔다. 하지만 지난해 4월 2017년 사업보고서에 대해 감사의견 한정을 받으면서 계획이 틀어졌다. 당시 재고자산을 증빙하는 부분이 미흡했던 게 문제가된 것으로 알려졌다.

2018년 사업보고서는 감사의견 적정을 받았지만 이번엔 브라질 정권 교체라는 변수를 만났다. 자이르 보우소나루 신임 브라질 대통령이 지난 1월 취임하면서 브라질 국영기업 등을 상대로 한 계약 체결이 전반적으로 밀리는 분위기인 것으로 전해졌다. 젠바디 매출 중 상당 규모는 브라질 국영 제약회사에서 나온다. 진행 중인 프리 IPO 투자(상장을 앞둔 기업에 투자) 유치도 수출계약 체결 이후 결론이 날 전망이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