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현 회장 4년 연속 '연봉 킹'…삼성·SK 임원, 평균 5억 웃돌아
권오현 삼성전자 회장이 4년 연속 ‘샐러리맨 연봉킹’에 올랐다. 삼성전자 대표이사로 6년간 일하며 받은 연봉만 700억원에 가깝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포스코 등 국내 주요 기업 임원들은 연평균 5억원 이상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실적이 좋았던 반도체, 정보기술(IT)업계 경영진이 두둑한 월급봉투를 받았다.

국내 상장사들이 1일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권 회장은 지난해 70억3400만원을 받았다. 지난해 3월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며 연봉이 1년 전 243억8100만원보다 70% 이상 줄었지만, 국내 전문경영인 중 가장 많은 보수를 받았다. 권 회장이 등기 임원 연봉을 공개하기 시작한 2013년 이후 6년간 받은 보수는 692억2800만원에 달한다. 연평균 115억4000만원이다.
권오현 회장 4년 연속 '연봉 킹'…삼성·SK 임원, 평균 5억 웃돌아
반도체, 에너지 등 주력 사업에서 고른 성과를 낸 SK그룹 계열사 경영진 보수가 크게 늘었다. 박성욱 SK하이닉스 부회장 연봉은 35억1000만원으로 2017년(18억9300만원)보다 16억1700만원(85.4%) 많아졌다.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이 35억원,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이 26억6400만원을 각각 받았다.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 LG전자의 조성진 부회장도 지난해 31억2100만원을 받았다. 1년 전보다 23.6% 늘었다. 이원희 현대자동차 사장의 지난해 연봉도 10억3100만원으로 2017년보다 3억2300만원 증가했다.

금융당국 지침에 따라 미등기 임원의 평균 연봉도 지난해 사업보고서에 처음 공시됐다. 삼성전자 미등기 임원 863명의 평균 연봉이 6억7300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SK하이닉스(5억6800만원), SK이노베이션(5억4800만원), 포스코(5억1100만원), 현대모비스(4억8500만원) 등의 순이었다. (주)LG(15명·평균 8억8414만원)와 (주)GS(3명·9억9100만원) 등 인원 수가 적고 고위 임원들로 구성된 지주사의 미등기 임원 평균 연봉도 대체로 높았다.

전·현직 오너 중에선 지난해 경영 일선에서 전격 퇴진한 이웅열 전 코오롱그룹 회장이 가장 많은 보수를 받았다. 5개 주요 계열사에서 받은 보수가 455억7100만원에 달했다. 퇴직금이 전체의 90.3%(411억7100만원)였다. 올해 처음으로 연봉이 공개된 이재현 CJ그룹 회장도 CJ(주), CJ제일제당, CJ ENM 등 3개 회사로부터 160억1100만원을 받았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지난해 주요 계열사에서 받은 연봉도 107억1800만원에 달했다. 1년 전보다 40억7800만원(61.4%) 늘었다.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95억8300만원, 정의선 총괄수석부회장은 29억5100만원을 각각 받았다. 정 회장은 1년 전보다 15억7400만원(19.8%), 정 수석부회장은 11억5000만원(63.9%) 증가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지난해 연봉은 78억1700만원으로 2017년(152억3300만원)에 비해 절반가량 감소했다. 법정구속으로 경영에 제대로 참여하지 못하자 급여 일부를 반납했기 때문이다.

좌동욱/김재후/박상용 기자 leftk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