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이 남성에게 초콜릿을 선물하는 날로 알려진 밸런타인데이(2월14일)에 오히려 여성 속옷 매출이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녀 구분 없이 서로에게 선물하는 날로 밸런타인데이 쇼핑 문화가 바뀐 영향이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해 밸런타인데이를 앞둔 2주간 여성 속옷 매출 증가율이 17.8%로, 연간 란제리 매출 증가율(1.6%)보다 10배 이상 높았다고 6일 밝혔다.

이 기간 여성 속옷을 구매한 남성은 56.8%로 여성(43.2%)보다 많았다. 신세계백화점은 “여성 속옷은 평상시 여성이 사는 비중이 80% 이상인데 밸런타인데이 직전 2주 동안에는 남성 소비자 비중이 더 컸다”고 말했다.

남성은 이 기간 향수·명품·초콜릿 등을 밸런타인데이 선물로 많이 구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밸런타인데이는 통상 여성이 남성에게 선물을 건네는 기념일로 알려져 있다. 일본 제과업체 모리나가가 1960년대 펼친 대대적인 광고를 통해 밸런타인데이는 여성이 남성에게 초콜릿을 주며 고백하는 날로 굳어졌다.

그러나 최근에는 반드시 여성이 남성에게 선물을 줘야 한다는 인식이 옅어지면서 남성과 여성 모두를 겨냥한 마케팅이 활발해지고 있다. 백화점이 밸런타인데이를 앞두고 여성 속옷을 할인 판매하는 행사를 앞다퉈 여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신세계백화점은 17일까지 란제리 브랜드 ‘언컷’ 제품을 50% 할인한다. 선물용으로 속옷을 찾는 소비자를 위해 밸런타인데이 전용 포장 패키지도 내놓을 예정이다. 14일까지 전 점포 식품매장에 특설매장을 열고 라메종 뒤 쇼콜라, 로이즈, 레더라 등 유명 브랜드가 참여하는 초콜릿 판매전도 펼친다.

안효주 기자 j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