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택 의원 "대권주자가 당대표 되면 총선 공천 때 자기 사람 심을 것"
자유한국당 차기 당대표 경선 출마를 선언한 정우택 의원(사진)은 20일 “대권 주자가 아니라 2020년 총선 승리를 이끄는 데 ‘올인’할 사람이 새 당대표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이날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대권 가도를 밟는 사람이 차기 당대표가 되면 내년 총선 공천 과정에서 ‘자기 사람’을 심는 데 급급한 나머지 당내 분열을 키울 가능성이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당내 대권 잠룡으로 거론되는 황교안 전 국무총리와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당권 도전 행보를 본격화하는 데 대한 비판적 시각을 드러낸 것이다. 정 의원은 “지금으로선 오 전 시장이 가장 큰 경쟁 상대”라며 “당대표 경선에 누가 나오든 반드시 완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당 차기 당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는 내달 27일 열린다.

정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 탄핵 정국이던 2016년 12월 새누리당(한국당 전신) 원내대표로 선출돼 1년간 혼란에 빠진 당을 재정비하는 데 힘을 쏟았다. 그는 “원내대표에 당선됐을 때만 해도 피가 마르고 눈앞이 깜깜했다”며 “어려움에 빠진 당을 끝까지 지키기 위해 살신성인한 것이 다른 당권 주자들이 갖지 못한 가장 큰 강점”이라고 강조했다.

정 의원은 한국당의 계파 간 갈등에 대해 “당내 최대 계파였던 친박(친박근혜)계의 구심점은 사라졌지만, 아직까지 사수(잔류)파와 복당파 간 앙금은 조금 남아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지난달 열린 원내대표 경선에서 중립계로 꼽히는 나경원 의원이 당선됐듯이 당내에선 계파색이 옅은 사람이 총선 전까지 당을 이끌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며 “친박계나 복당파 어느 쪽에도 속하지 않는 내가 당대표가 되는 게 맞다고 본다”고 했다. 당 안팎에서 친박계로 분류되지 않느냐는 질문엔 “박 전 대통령과 같은 당에서 ‘여의도 정치’를 함께한 적이 한 번도 없다”며 선을 그었다.

내년 총선 공천과 관련해서는 “당 지도부가 지역 주민이 정말로 원하는 사람 대신 엉뚱한 인물을 꼽는 행태를 뿌리 뽑겠다”며 “당 지도부의 사적 입김이 작용하지 않는 ‘공천 혁명’만 이뤄도 총선 승리는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정 의원은 지난 15일 입당한 황 전 총리에 대해 “당의 훌륭한 자원이자 유력 차기 대권 주자인 건 분명하지만, 대선을 3년 앞둔 지금 당대표로 나섰다가 당 안팎에서 흠집이 날까 우려스럽다”고 했다. ‘김병준 비상대책위원회’ 체제의 공과에 대해선 “당내 계파 간 갈등을 봉합하는 데는 기여했다”면서도 “전당대회를 코앞에 두고 전국 당협위원장을 대거 교체한 것은 시기적으로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글=하헌형/김소현 기자,사진=김범준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