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새 대표를 선출하는 ‘2·27 전당대회’ 레이스에 서서히 불이 붙고 있다. 최근 잇달아 한국당에 입당한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황교안 전 국무총리는 이번 주 나란히 전통적인 한국당 ‘텃밭’인 영남 지역을 방문해 세 결집에 나선다.

황 전 총리는 21일 오전 대구에서 열리는 ‘여성 정치 아카데미’ 행사에 참석해 당원들에게 입당 인사를 한 뒤 오후에는 부산시당을 찾아 당직자들과 만날 예정이다. 한국당 관계자는 “전당대회 출마를 공식 선언하기에 앞서 영남 지역 표심을 알아보려는 차원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황 전 총리는 지난 15일 입당식 때 전당대회 출마 여부를 묻는 질문에 “국민이 바라는 점을 충분히 잘 듣고 결정하겠다”며 직접 언급을 아꼈다. 황 전 총리 측은 영남권에 이어 이번 주에 충청, 호남, 수도권 시·도당을 순차 방문하는 계획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권 도전을 기정사실화한 오 전 시장도 21일 영남권을 시작으로 지방 순회에 나선다.

오 전 시장은 어려움을 겪는 산업 현장을 둘러보고, 당원들과 문재인 정부 정책의 문제점에 대해 대화를 나누는 방식으로 세부 일정을 잡고 있다. 한국당 안팎에선 오 전 시장이 조만간 열리는 자신의 저서 출판 기념회에서 전당대회 출마를 공식 선언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들 외에도 이번 주에는 현역 의원들이 줄줄이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할 예정이다. 23일에는 안상수·김진태 의원이 전당대회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당권 경쟁에 뛰어든다. 심재철·정우택·조경태·주호영 의원 등도 출마 결심을 굳히고 기자회견 날짜를 고르고 있다.

원외 인사 중에선 홍준표 전 대표가 30일 열리는 출판 기념회에서 당권 도전 여부에 관한 견해를 밝힐 예정이다. 정치권에선 이달 말까지 당권 주자군이 어느 정도 가려지고, 내달 설 연휴 직후부터 본격적인 전당대회 레이스가 펼쳐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당은 21일 전당대회 준비위원회와 선거관리위원회를 출범시키고 전당대회 세부 규정(룰)에 대한 논의를 시작한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