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주)바람이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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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G엔터테인먼트 콘텐츠 제작 전문 자회사 YG스튜디오플렉스 공동 대표였던 A 씨가 드라마 투자를 미끼로 40억 원의 투자금을 받고 잠적한 가운데 피해자 중 한 명이 입을 열었다.

OST 전문 엔터테인먼트사인 B사의 C 대표는 지난 16일 한경닷컴과 전화 인터뷰에서 "첫 미팅부터 YG스튜디오플렉스 사무실에서 진행을 했고, 공동대표라는 직함을 믿었다"며 "YG를 믿고 투자를 했는데, YG 측에서는 대표이사 개인의 문제이니 해당 드라마에 참여하려면 선급금을 다시 입금하라는 내용증명을 보내왔다"고 토로했다.

C 대표는 YG스튜디오플렉스에서 기획한 드라마 '철인왕후'를 통해 A 대표와 2017년 처음 인연을 맺었다. '철인왕후' OST 참여를 위해 선급금을 입금하는 과정에서 A 대표는 자신이 이전 회사였던 (주)바람이 분다 명의로 입금하라고 제안했다. '철인왕후' 제작을 위한 페이퍼컴퍼니 '철인왕후' 문화산업전문회사(이하 문전사)가 설립되면 본인이 돈을 이관해주겠다는 것.

이후 A 대표는 YG스튜디오플렉스의 또 다른 드라마인 '설렘주의보'가 편성이 확정되기 직전 "제작비 융통에 어려움이 있으니 공동 제작사로 참여하는 게 어떻겠냐"고 C 대표에게 제안했다. 한 달만에 원금을 보장해준다고 약속했지만, 입금 시기가 늦어졌고, 결국 지난해 12월 19일을 끝으로 연락이 끊겼다는게 C 대표의 주장이다.

이 과정에서 C 대표는 2억4000만 원 상당의 피해를 입었다고 밝혔다. 지난 14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A 씨에 대한 고소장도 접수했다.

C 대표는 "A 씨와 연락이 끊긴 후 YG엔터테인먼트에 협조문을 보냈더니, 12월 19일 이후로 대표이사가 변경됐다는 답변이 왔다"며 "변경 사유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지난 15일 YG 측으로 내용 증명을 하나 더 받았는데, '철인왕후' 선입금이 되지 않았으니 30일 이내에 다시 입금하지 않으면 계약이 파기된다는 내용이었다"며 "1년 전에 A 대표가 옮겨준다던 돈이 아직도 옮겨지지 않았다는 걸 지금까지 몰랐고, 당시 계약서에 따르면 15일 이내에 돈이 들어오지 않으면 계약이 파기된다고 써 있었는데 왜 1년이나 지난 지금에서야 이 부분을 다시 언급하는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YG는 저희가 A 씨 개인과 계약을 했다는 입장인데, 저희와 계약을 할 당시 A 씨는 YG스튜디오플렉스의 대표이사였고 문전사 대표도 A 씨였다. 어떻게 분리해 생각할 수 있었겠냐"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C 대표는 현재 A 씨에게 피해를 입은 사람들과 함께 공동 대응을 준비 중이다. 아직까지 알려진 규모만 40억 원 선이지만, 알려지지 않은 피해자들도 있을 수 있어 피해가 더욱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A 씨는 '그 겨울, 바람이 분다',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 등을 제작한 제작사 (주)바람이 분다 제작사 대표였다. YG엔터테인먼트가 YG스튜디오플렉스를 설립할 당시 대표이사로 합류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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