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발(發) 아르바이트 전쟁이 시작됐다. 근무 여건이 좋은 ‘알바’는 경쟁률이 수십 대 1까지 치솟거나 깐깐한 서류전형까지 하는 사례가 생겨나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알바생을 뽑는 점포는 줄고, 겨울방학에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끝나 알바 지원자는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말 서울시가 1월 한 달간 근무할 ‘구청 겨울방학 아르바이트생’ 453명을 모집하는 데 1만6229명이 몰렸다. 평균 경쟁률은 35.8 대 1에 이르렀다. 작년 9급 공무원 경쟁률(41 대 1)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지난해 1월(16.2 대 1)과 8월(14.3 대 1) 경쟁률의 두 배를 웃돈다.

상대적으로 편하다고 소문난 단기 아르바이트 일자리에 대학생 등 젊은 층이 대거 몰린 결과다. 괜찮은 일자리로 통하는 편의점도 상황은 비슷하다.

한 편의점 관계자는 “직영점 아르바이트 1명 모집공고를 내면 평균 10명 이상이 지원한다”고 전했다. 직영점 알바는 야간근로수당까지 지급하기 때문에 인기가 높다. 가맹점은 이보다는 경쟁률이 낮아도 과거보다 지원자가 크게 늘었다.

서울 광화문의 한 편의점 점주는 “2016년에는 아르바이트생 모집공고를 올리면 3~4일 동안 2~3명이 지원했는데 최근에는 하루에만 15명이 몰릴 정도”라고 전했다.

주얼리 브랜드 스와로브스키가 지난 2일 아르바이트 구직 사이트 알바몬에 본사 인사팀의 사무보조 하루 아르바이트생을 한 명 구한다고 공지하자 이날 하루에만 3500명이 조회했다. 조회 수가 높을수록 아르바이트 지원자가 많다는 의미라는 게 알바몬의 설명이다.

이처럼 아르바이트 경쟁이 치열해진 이유는 최저임금 인상과 주휴수당 명문화 등의 여파라는 분석이다. 커피전문점, PC방, 프랜차이즈 음식점, 편의점 등을 운영하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이 인건비 절감을 위해 아르바이트생을 뽑지 않고 오히려 줄이고 있기 때문이다. 또 사람을 쓰는 대신 키오스크(무인주문기)를 활용해 소비자가 직접 주문하는 시스템을 도입하는 프랜차이즈와 자영업자도 빠르게 늘고 있다.

임채운 서강대 경영학부 교수는 “임금이 비싼 다른 선진국처럼 무인화와 자동화가 보편화돼 아르바이트 일자리 구하기는 더 어려워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아르바이트생 등 저임금 근로자의 소득을 늘려주기 위한 최저임금 인상이 수혜자가 돼야 할 청년들을 치열한 일자리 경쟁으로 내몰고 있다.

김기만/이수빈/장현주 기자 m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