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기 엔진 등을 생산하는 미국 기업 유나이티드테크놀로지스(UTC)가 엘리베이터 제조업체인 오티스와 에어컨 전문업체 캐리어를 분사해 독립적으로 운영하기로 했다. 본업인 항공기 관련 부문에 집중하기 위해 몸집 줄이기에 나선 것이다. 제너럴일렉트릭(GE)이 최근 전력·항공·신재생 에너지 부문을 제외한 나머지 분야를 분사하기로 한 데 이어 미국 ‘복합 제조기업’의 사업 구조조정이 확산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UTC는 26일(현지시간) 2020년까지 3개 기업으로 분사를 완료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분사 후 UTC는 항공우주 전문 기업으로 남을 것이라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UTC의 라이벌인 GE가 창사 126년 만에 분사를 결정했다”며 “UTC도 경영 효율을 높이려면 각 사업부문을 독립적으로 경영해야 한다는 압력이 투자자들로부터 제기돼 왔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UTC는 1934년 항공기 엔진 제조사로 출발했다. 1970년대 오티스와 캐리어를 인수하면서 엘리베이터, 냉방 시스템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혔다. 지난해 UTC 매출 602억달러 중 오티스는 20%, 캐리어는 27%를 차지했다.

UTC는 이날 인수를 완료한 항공 정보기술(IT) 전문기업 록웰콜린스와 기존 항공우주 사업부를 결합할 계획이다. UTC는 록웰콜린스 인수가 실적에 미치는 영향을 감안해 올해 매출 전망치를 종전 640억~645억달러에서 645억~650억달러로 높였다. 시장은 UTC의 분사 결정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 분사 발표 이후 UTC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정규거래 종가 대비 1.57% 상승했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