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미국에서 가장 많은 주주 배당을 하던 제너럴일렉트릭(GE)이 분기 배당금을 주당 1센트(약 11.4원)로 낮췄다. 실적 악화가 계속되자 119년 전통의 배당을 없애진 못하고 시늉만 낸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GE, 1센트 '동전 배당'…허탈한 美 주주들
GE는 30일(현지시간) 3분기 실적을 집계한 결과 매출 295억7000만달러(약 33조7000억원)에 228억달러의 손실을 냈다고 발표했다. 대규모 손실은 2015년 인수한 프랑스 알스톰 발전사업의 영업권 220억달러어치를 상각해서다. 이 같은 일회성 요인을 제외하더라도 3분기 주당순이익(EPS)은 전년 동기 대비 33% 줄어든 14센트에 불과했다. 시장 예상(20센트)을 크게 밑돈 수치다.

분기 배당금도 현재 12센트에서 내년부터 1센트로 낮추기로 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11월에도 주당 배당금을 24센트에서 12센트로 줄였다.

과거 GE는 미국인들이 저축하는 대신 투자하던 주식이었다. 시중금리보다 높은 배당금을 지급해 노후 생활자금 마련 등에 유리했기 때문이다. 119년 GE 역사에서 배당금을 줄인 건 1929년 대공황 때와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두 차례에 불과했다.

GE는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알스톰 관련 영업권 상각 문제로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와 법무부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고 공개했다. SEC와 법무부는 GE가 지난 1분기 GE캐피털 관련 60억달러를 상각한 내용도 살펴보고 있다.

GE가 알스톰 영업권을 상각한 건 많은 돈을 주고 발전사업을 인수했지만 신재생에너지 확대로 발전용 터빈 판매가 줄어들자 손실을 털어내기 위해서다. 발전사업은 3분기 6억3100만달러 순손실을 냈다. 신규 주문도 66억달러에 그쳐 전년 동기보다 18% 감소했다. 이달 초 취임한 래리 컬프 GE 최고경영자(CEO)는 발전사업을 기존 가스터빈사업과 증기터빈을 비롯한 기타 사업으로 분할하는 등 구조조정을 하겠다고 밝혔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