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최근 불거지고 있는 일부 신흥국 금융불안이 한국을 비롯한 신흥국 전체로 확산될 가능성이 낮다고 평가했다.

이승헌 한은 국제국장은 지난 5일 인천 한은 인재개발원에서 ‘최근 신흥국 금융 불안 확산 가능성에 대한 평가’를 주제로 열린 세미나에서 “최근 금융불안은 지난 테이퍼 탠트럼(긴축발작) 때와 달리 일부 취약 국가에서 집중적으로 나타나는 등 차별화 현상이 뚜렷하다”며 “다른 나라로 확산되더라도 영향력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긴축발작은 2013년 미국 중앙은행(Fed)이 양적 완화 규모를 단계적으로 축소하겠다고 밝히자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이 확산됐던 현상을 의미한다. 그해 5~8월 한국을 비롯한 12개 신흥국의 통화가치는 평균 9.4% 떨어졌다. 한국과 중국을 제외한 10개 신흥국의 통화 가치가 5% 이상 떨어지는 등 위기 확산이 빨랐다. 최근 신흥국 금융불안은 충격의 강도가 그때보다 큰 대신, 확산속도가 느리고 터키 아르헨티나 등 경상수지 적자폭이 큰 나라에 주로 집중된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