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이케아식 '짧게 쓰고 버리는'
패스트 퍼니처와 다른길 갈 것
앞다퉈 소품 사업 뛰어들지만
잘할 수 있는 것에만 집중
올해 매출 2300억 전망
기획·디자인·제조·유통까지
담당하는 가구업체는 일룸뿐
자체 생산율 99.9% 달해
기능성 중시한 디자인으로 승부
2300억원 종합가구 회사로
올 상반기 일룸 매출은 1207억원. 지난해 동기보다 13% 늘었다. 영업이익률도 상반기 7%대로 전년의 두 배 수준이다. 강 대표는 “올해 매출은 작년보다 19.6% 늘어난 2300억원을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 상반기에 일룸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모션베드 누적 판매량(6월 기준)이 1만5000개를 돌파하며 성장에 힘을 보탰다. 강 대표는 또 “2016년 새롭게 선보인 폼매트리스 브랜드 ‘슬로우’와 디자이너·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전문 브랜드 ‘데스커’의 매출도 올해 각각 약 140억원, 1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런 성장의 배경에는 일룸 정체성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가 깔려 있다는 게 강 대표의 평가다. 그는 “일룸은 ‘좋은 가구를 들여와 파는 회사’가 아니라 ‘좋은 가구를 만드는 회사’”라고 강조했다. 일룸이 판매하는 제품은 3400개 품목에 달한다. 딱 1개 제품만 외부에서 조달한다.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을 적극 활용하는 다른 대형 가구업체들과는 다르다는 얘기였다. 상품 기획부터 디자인, 국내 제조, 유통까지 모두 담당하는 가구 회사는 일룸이 유일하다.
“이유 없는 디자인은 없다”
강 대표는 “이런 디자인의 힘은 초기 기획, 시장조사, 제품 설계, 생산, 포장, 시공방법까지 디자이너가 책임지는 시스템에서 나온다”고 설명했다. 전체 인원(119명) 중 디자이너팀은 18명으로 가장 많다. 퍼시스그룹에도 일룸 브랜드의 제품 배치를 담당하는 10여 명의 공간 디자이너가 따로 있다. 강 대표는 “일룸은 디자인을 산업으로 완성시킨 유일한 가구 회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1등 욕심 없어”
지난해 매출 기준 일룸은 가구업계 7위다. 몇 위가 목표냐고 묻자 강 대표는 “한 번도 일룸이 가구업계 몇 위인지 세본 적이 없다”고 했다. 순위가 아니라 가치로 승부하겠다는 얘기다. 그 가치는 ‘좋은 가구를 직접 제작해 판매한다’는 일룸의 정체성을 지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가구업체들이 너도나도 소품 시장에 뛰어들고 있지만 강 대표는 “소품 시장은 앞으로도 들어갈 생각이 없다”고 했다. 강 대표는 “이케아가 들어온 이후 짧게 쓰고 버리는 ‘패스트 퍼니처’가 유행하고 있지만 일룸이 지향하는 건 ‘슬로 퍼니처’”라고 강조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