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비리가 잇따라 터지면서 기업들 사이에 ‘바른채용’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5일 서울 강남대로 메리츠타워에서 열린 ‘올바른 HR을 위한 토크세미나’에서 기업 인사담당자들이 강의를 듣고 있다.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채용비리가 잇따라 터지면서 기업들 사이에 ‘바른채용’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5일 서울 강남대로 메리츠타워에서 열린 ‘올바른 HR을 위한 토크세미나’에서 기업 인사담당자들이 강의를 듣고 있다.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주먹구구식’ 면접시대는 지났다. 면접도 과학적 접근과 전문적인 교육이 중요하다. 롯데그룹의 면접관 교육을 총괄하는 전영민 롯데인재개발원 부원장은 “면접관은 회사의 미래를 결정하는 사람”이라며 “‘척 보면 알 수 있다’는 생각을 버려야 가장 적합한 인재를 선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사내 면접관 교육 4시간 이내”

[취업에 강한 신문 한경 JOB] '척 보면 안다' 주먹구구식 평가… "부실 면접이 부실 채용 부른다"
한국경제신문이 25일 6대 시중은행과 한국전력 등 공기업 6곳, 삼성전자 등 대기업 9곳 등 21곳의 인사담당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기업의 70% 이상은 사내 채용 면접관 교육이 ‘4시간 이내’라고 답했다. 적은 시간의 면접관 교육은 ‘부실 면접관’을 양산할 우려가 크다. 제대로 교육을 받지 못한 면접관이 ‘부적합한 채용’을 하면 결국 기업의 부실 경쟁력으로 이어지게 되기 때문이다.

응답기업들은 모두 채용 면접관 교육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30%가량의 기업은 “적절한 사내 면접관 교육 프로그램이 없다”고 답했다. 정옥래 한국컨설팅산업협회 전무는 “기업들이 면접관 교육에 투자하는 시간과 비용이 턱없이 부족하다”며 “올바른 인재를 선발하기 위해선 면접관 교육에 더 많은 투자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족한 면접 역량을 외부 수혈로 메우려는 시도도 늘고 있다. 절반 이상의 기업이 올 하반기 신입채용을 앞두고 “외부 전문 면접관을 활용하겠다”고 했다. 3곳은 아예 “면접관 전원을 외부 전문 면접관으로 구성하겠다”고 답하기도 했다.

◆블라인드 채용엔 전문 면접관 필요

신입사원 채용 시 소요되는 면접시간을 묻는 말에는 응답기업의 절반가량이 ‘10분 이내’라고 답했다. ‘10~20분’도 25%에 달했다. 10곳 중 7곳 이상이 면접에 길어야 20분 정도 시간을 할애하는 것이다. 이마저도 절반 이상인 55%는 면접관이 여러 취업준비생을 동시에 면접하는 ‘다 대 다 면접’을 선호했다. 다 대 다 면접을 하면 실질적인 면접시간은 더욱 줄어든다. 1 대 1 면접은 10%에 불과했다. 블라인드 채용의 확산으로 지원자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상황에서 면접시간마저 줄어들면 지원자를 더욱 면밀하게 평가할 수가 없다. 이선구 바른채용진흥원 부원장은 “블라인드 채용엔 면접관의 전문성이 요구된다”며 “지원자 정보가 부족한 상황에서 짧은 면접시간 안에 우수인재를 뽑기 위해선 훈련된 면접관이 더욱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기업 인사담당자들은 대부분 채용전형에서 ‘바른채용’이 가장 필요한 분야로 ‘면접’을 꼽았다. 서류전형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15.8%에 그쳤다. 이들 인사담당자들은 면접의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적절한 면접관 교육 프로그램의 부재’(61.1%)를 지적했다. 이어 △비용 부족(22.2%) △믿을 만한 면접교육 기관 부족(16.7%) 등도 면접의 애로점으로 나타났다. 정옥래 전무는 “우수인재를 뽑고자 하는 기업들은 채용전략부터 채용 프로세스까지 면접 전문가들의 진단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