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BEAT)세 도입…모은행 대출의 이자비용 공제 없애
크레디트스위스 "美 자회사 가치 2.6조 상각 예상"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서명한 세제개편이 미국 내 외국계 은행들에 타격을 입힐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보수 일간 더타임스는 24일(현지시간) 외국계 은행의 미국 내 자회사가 현지 미국 은행들보다 25% 많은 자본조달 비용을 안게 될 것이라는 국제 컨설턴트 회사 EY 보고서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이번에 도입된 'BEAT세(稅)'로 불리는 '세원잠식남용방지세(Base Erosion and Anti-Abuse Tax)' 때문이다.
'미국 우선' 세제개편으로 비(非) 미국계 은행들 '비상'
지금까지 외국계 은행의 미국 내 자회사는 모은행이 제공한 대출의 이자비용을 과세소득에서 공제할 수 있었지만 이런 비용공제가 폐지됐다.

미국에서 영업하는 외국계 은행들은 대개 은행 운영 자금을 모은행 대출에 의존한다.

이에 따라 외국계 은행의 미국 내 자회사는 이전보다 훨씬 늘어난 과세소득에 대해 13.5%의 세금을 내야 할 것이라고 EY의 리처드 밀린스 은행 세무담당 컨설턴트는 분석했다.

이는 외국계 은행의 미국 자회사가 법인세율을 35%에서 21%로 낮춘 이번 세제개편의 혜택을 입지 못할 것이라는 뜻이라고 밀린스는 설명했다.

앞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에서 활동하는 외국계 은행들은 강화된 자본 규정을 요구받은 바 있다.

미 감독당국은 외국계 은행이 미국 영토에서 영업하려면 자회사를 설립하도록 의무화하고, 자회사가 모은행으로부터 대출받은 자금은 자회사 파산시 자본으로 전환될 수 있도록 했다.

외국계 은행의 미국 내 은행 법인이 파산할 경우 미국 납세자들이 구제금융 부담을 지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였다.

밀린스는 "이번 세제개편은 미국 금융시장에서 자본을 직접 조달하는 미국 경쟁 은행들과 비교해 모든 비(非) 미국계 은행들에 경쟁 압력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스위스계 은행인 크레디트스위스는 이번 세제개편의 결과로 미국 자회사의 가치를 17억 파운드(약 2조5천500억 원)를 상각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지난 22일 발표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