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 베어스타운] "반려동물 데리고 스키 타러 오세요"… 국내 최초 전용객실 운영
강원 원주시의 한 공공기관에 다니는 이장수 씨(29). 스키 애호가인 이씨는 최근 폭설이 반갑지만은 않다. 친구들과 스키장을 가기 위해 휴가일정을 맞추고 있지만 집에 혼자 두고 갈 반려견 ‘쫑이’가 걱정돼서다. 2년째 원주에서 혼자 지내는 이씨는 지난 9월 서울 부모님 댁에서 키우던 생후 4개월 된 몰티즈 쫑이를 데려왔다. 그는 “외국에선 강아지와 함께 스키를 탈 수 있는 스키장이 많다는데 한국엔 그런 곳이 없어 아쉽다”고 말했다.

한국에도 이씨처럼 반려동물을 데리고 스키장을 찾고 싶은 이들을 위해 전용객실을 마련한 리조트가 있다. 지난해 8월 20개의 반려동물 전용객실을 마련한 베어스타운 리조트다. 국내에서 반려견 전용객실을 운영하는 대형 리조트는 베어스타운이 처음이다. 재단장한 20개의 객실은 일반 객실과 분리해 반려견 전용 객실로 운영하고 있다. 베어스타운 관계자는 “이번 겨울 성수기 주말에는 반려견 동반 객실의 예약이 모두 끝났다”며 “고객들의 반응이 좋아 앞으로 반려동물 전용객실을 추가로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반려동물 동반 객실은 72㎡(약 22평) 크기의 온돌 객실이다. 이용 가격은 반려동물 한 마리 기준 27만원. 입실이 제한되는 견종은 없다. 리조트 측은 청결을 위해 객실 구석구석을 꼼꼼하게 소독한다. 객실엔 쿠션, 애견용 배변패드, 샴푸, 세정용 티슈, 사료 그릇 등이 제공된다.

빌라콘도 야외 시설에서도 목줄만 착용하면 동물과 함께 산책하는 것이 가능하다. 함께 스키를 타거나 썰매를 탈 수도 있다. 다만 이 외의 건물이나 타워콘도 내 부대 업장에는 동반할 수 없다.

국내 대부분 대형리조트는 반려동물을 데리고 오는 것을 막고 있다. 안전·위생 등의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데다 관리가 어렵고 비용도 많이 들기 때문이다. 소음이나 악취로 인한 고객 불만에도 민감할 수밖에 없다. 이 같은 ‘위험’을 감수하고 반려동물 전용객실을 도입해 예상외의 성과를 올렸다는 게 베어스타운 관계자의 설명이다.

베어스타운은 인터넷 커뮤니티 등과 적극 제휴해 스키장을 찾는 애견인을 끌어들이고 있다. 10만여 명이 가입한 반려동물용품 쇼핑몰 펫클럽 회원에게 객실 할인 이벤트를 하기도 했다.

베어스타운은 반려동물 관련 서비스를 확대할 방침이다. 내년에는 애견전문 카페인 ‘강사모’와 함께 베어스타운에서 애견운동회도 열 예정이다. 베어스타운은 내년까지 12만 명의 애견인에게 반려동물 서비스를 알리는 게 목표다. 베어스타운 관계자는 “반려동물 전용객실을 찾는 고객에게 직접 묻거나 설문을 돌려 개선점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용객이 스키를 타러 간 동안 반려동물을 맡길 수 있는 애견카페도 운영할 계획이다. 베어스타운 관계자는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증가하면서 반려동물 동반 객실에 대한 문의가 늘어나고 있다”며 “반려동물과 편안한 휴가를 보낼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