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시장이 앞으로 4년간 매년 두 배 이상 급성장할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관련 콘텐츠 시장의 성장이 저조한 것으로 드러났다.

7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인 IDC는 글로벌 시장의 AR, VR 제품과 서비스 시장이 올해 114억달러(약 12조8600억원)에서 2021년 2150억달러(약 242조5600억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연평균 성장률(CAGR) 113.2%를 기록하면서 4년 만에 18.9배로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주로 산업이나 인프라 시장을 중심으로 관련 시장이 대폭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IDC는 2021년 AR·VR이 가장 많이 사용되는 산업 영역은 △산업 유지보수(52억달러) △공공 인프라 유지보수(36억달러) △소매 쇼케이스(32억달러)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국내에서는 VR 보급 속도가 아직 더딘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표한 ‘2017 게임이용자 실태조사’에 따르면 5∼6월 국내 게임 이용자 2119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VR 게임을 해본 적이 있다’고 밝힌 사람은 345명(16.3%)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수년간 지속된 VR 게임 대중화 예측과는 엇갈리는 결과다. 애초 게임은 영화·방송과 함께 VR 산업에서 가장 상용화가 빠를 것으로 기대됐던 분야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VR 하드웨어가 너무 비싸거나 무겁고 대작 콘텐츠가 부족한 탓”이라고 말했다.

유하늘 기자 sk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