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4형’의 시험발사 성공으로 미국 본토를 사정권 안에 둔 북한의 다음 행보가 무엇인지에 관심이 쏠린다. 전문가들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핵탄두 장착과 대기권 재진입 기술을 선보인 뒤 북·미 협상을 제안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이 협상에 응하지 않으면 몸값을 더 높이기 위해 화성-14형의 실전 배치나 6차 핵실험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ICBM을 보유하려면 사거리 외에 핵탄두 장착과 대기권 재진입 기술을 확보해야 한다. 구체적으로 정상적인 단 분리를 거친 뒤 대기권 재진입이 가능한 핵탄두를 만들 수 있느냐가 핵심 기술로 꼽힌다. 북한은 작년 3월 탄두의 대기권 재진입 환경 모의시험에 성공했다고 주장하며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하지만 우리 군당국은 당시 시험이 6000도 이상의 고온이 아니라 1500~1600도에서 시행된 것으로 평가하며 아직 재진입 기술을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보고 있다.

화성-14형을 실전 배치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두 차례 연속 시험발사에 성공한 만큼 바로 실전 배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 군은 재진입체 기술을 입증하지 못한 것을 근거로 당장 실전 배치는 어려울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북한이 6차 핵실험을 할지도 관심사다. 한민구 전 국방부 장관은 지난 5일 국회에서 ‘북한이 6차 핵실험을 할 수 있냐’는 물음에 “단정적으로 말하기 어렵지만 핵 미사일 완성이 국가적 목표이기 때문에 가능성이 크다”고 답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