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지난 5월 고용동향이 예상치를 밑돌면서 엔화와 원화 가치가 급등세로 돌아서고, 금값을 비롯한 원자재 가격도 치솟았다.

미국 노동부가 지난 3일 발표한 고용동향에 따르면 5월 신규 일자리(비농업 부문)는 3만8000개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는 2010년 9월 이후 5년8개월 만의 최저치로 시장 예상치인 16만4000개에 훨씬 못 미쳤다.

이 같은 부진한 고용동향 소식은 외환·원자재·채권시장을 뒤흔들었다. 뉴욕외환시장에서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1.7% 하락한 93.8까지 밀렸다. 하루 낙폭으로는 올 2월 이후 최대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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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불똥은 일본 엔화로 튀었다. 엔화 가치는 2.1% 급등해 달러당 106.5엔까지 뛰었다. 원화값도 2.0% 치솟아 달러당 1164원30전을 기록했다. 달러화 가치는 재닛 옐런 미 중앙은행(Fed) 의장이 기준금리 추가 인상을 시사하면서 강세를 보여왔다.

달러 약세에 금값은 단숨에 온스당 1240달러 선을 회복했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금 8월 선물가격은 온스당 1246.5달러로 2.8% 급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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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일자리 증가폭이 축소되면서 애초 6~7월로 예상되던 Fed의 기준금리 추가 인상 시점이 더 멀어지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날 시카고상품거래소의 페드워치는 기준금리 선물가격을 근거로 한 이달 금리 인상 확률을 종전 20%에서 4%로 크게 낮춰 전망했다.

뉴욕=이심기 특파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