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켈 강국’ 인도네시아 산사태 여파…공급망에 경고등[원자재 포커스]
지난달 인도네시아의 주요 니켈 생산 허브인 술라웨시섬 모로왈리 산업단지 내 니켈 폐기물 저장지에서 산사태가 발생한 이후 니켈 공급망에 차질이 생길 조짐이 관찰되고 있다.

13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두 명의 사망자를 낸 이번 산사태는 중국계 생산업체인 PT QMB 뉴에너지 머티리얼스가 운영하는 폐기물 저장지에서 발생했다. 이 사고로 해당 공장은 거의 모든 생산을 중단한 상태로 전해진다. QMB의 최대 주주인 GEM 측은 블룸버그 통신에 생산량이 줄어든 것을 인정하면서도 그 이유를 “계획된 유지보수 작업과 4월 첫째 주의 공휴일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산업단지 운영사인 PT IMIP는 “사고로 인한 생산 차질은 없었으며 사고의 원인은 장기간 이어진 폭우”라고 설명했다.

업계는 이번 사고를 계기로 폐기물 관리 부실과 산업 안전 문제를 다시 주목하고 있다. 특히 니켈 정제 과정에서 활용되는 고압산 침출(HPAL) 공정의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HPAL은 저품위 광석에서도 니켈을 추출할 수 있는 기술이지만, 다른 방식보다 폐기물이 두 배 가까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폐기물은 건조·압축 과정을 거쳐 지정 장소에 매립되며, 관리가 조금이라도 실패할 경우 생산에 즉각 차질이 생길 수 있다.
폐기물 처리 중인 트럭(사진=로이터연합뉴스)
폐기물 처리 중인 트럭(사진=로이터연합뉴스)
인도네시아의 니켈 산업은 지난 10년간 확장을 이어왔다. 특히 중국의 투자와 기술력에 힘입어 5년 사이에 인도네시아에서만 약 10개의 HPAL 공장이 건설됐다. 그중 절반은 현재 가동 중이다. 산업이 발전하는 만큼 사고도 잇따랐다. 2023년에는 제련소 폭발 사고로 21명이 숨졌고, 이에 따라 정부로부터 경고를 받았다. 블룸버그 통신은 “HPAL 공장이 늘어나는 가운데 폐기물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인도네시아 니켈 산업에 대한 환경 및 안전 기준에 대한 불신이 다시 고조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잦은 폭우와 지진, 산사태 등이 빈번하고 습도가 높은 인도네시아에서 HPAL 방식이 과연 안전하게 운영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다. 호주의 에너지 분석기관 에너지 시프트 연구소의 푸트라 아디구나 대표는 “이 같은 사고는 단순 특정 회사의 문제라기보다는 산업 구조 전반의 문제를 보여준다”며 “사고가 반복되는 한, 공급 리스크는 항상 그림자처럼 따라다닐 것”이라고 말했다.

인도네시아는 전 세계 니켈 생산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공급 차질이 이어질 경우 세계 공급량에 즉각 영향을 미친다. 지난달 사고로 인한 생산 손실 규모가 정확히 집계되지는 않았지만, 정부의 사고 조사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QMB의 이달 생산량은 지난 몇 개월 평균 대비 줄어들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된다.

한경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