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장 바뀐 보안 3社의 '3色 승부수'
국내 보안업체 ‘빅3’인 에스원과 ADT캡스, KT텔레캅의 수장이 최근 모두 바뀌었다. 에스원은 삼성그룹에서 ‘기획통’으로 알려진 육현표 사장이, ADT캡스는 만년 꼴찌 보험회사를 업계 1위로 올려놓은 ‘마케팅 전문가’ 최진환 사장이, KT텔레캅은 KT그룹에서 네트워크 업무에 주력했던 ‘정보기술(IT) 전문가’ 한동훈 사장이 이끌게 됐다.

국내 보안시장 규모는 7조9400여억원(한국인터넷진흥원 추정) 수준이다. 에스원이 점유율 50%로 1위다. ADT캡스(25%)와 KT텔레캅(15%)이 뒤를 쫓고 있다.

◆에스원, ‘건물 패키지 서비스’

에스원의 올해 사업목표는 신시장 개척이다. 방범이나 건물의 시설 보안은 물론 임대차 관리, 건물 에너지 효율 향상 등 모든 업무를 다 하는 ‘건물 패키지 서비스’ 사업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같은 계열사인 에버랜드에서 넘겨받은 건물관리사업을 안착시키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육 사장은 삼성미래전략실 기획팀 부사장, 삼성경제연구소 전략지원총괄 사장 등을 지낸 기획 전문가다. 꼼꼼하고 치밀하다는 얘기를 듣고 있다. 그는 취임 후 전국을 돌아다니며 현장을 파악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에스원을 ‘종합 보안 솔루션 기업’으로 키우겠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육 사장은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해 곧 내놓겠다”며 “출동 인력의 역량을 강화하는 등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 써 전반적인 서비스 품질을 높일 생각”이라고 말했다.

해외시장 개척에도 주력할 방침이다. 중동과 동남아 지역에 공항 플랜트 발전소 등 대형 보안시스템을 수출할 계획이다.

◆ADT캡스 “유치원 CCTV 설치”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칼라일이 지난해 인수한 ADT캡스는 최 사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그는 컨설팅 업체인 베인앤컴퍼니 출신이다. 2009년 현대캐피탈 전략기획본부장을 맡아 정태영 현대카드 사장과 함께 현대캐피탈을 업계 수위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12년 현대캐피탈이 인수한 녹십자생명을 현대라이프로 이름을 바꾼 뒤 그해 5월 사장을 맡았다. 보험 약관을 A4 용지 한 장으로 줄이고 수익성이 좋은 사망보험에 집중하는 등 파격적인 전략으로 회사를 업계 만년 꼴찌에서 구해냈다.

칼라일 측은 최 사장이 ‘만년 2위’인 ADT캡스의 분위기를 확 바꿀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는 이미 발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얼마 전 업계 최초로 어린이집 전용 폐쇄회로TV(CCTV) 상품을 내놓고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섰다. 최근 문제가 된 아동 학대를 방지하기 위해 임의 삭제 불가, 스마트폰 모니터링, 고화질 등의 기능을 포함해 월 4만원대의 저렴한 가격으로 구성했다.

◆KT텔레캅, 통신 강점 차별화

KT텔레캅은 정보통신기술(ICT)과 보안기술을 융합해 풀HD급 200만화소 카메라, 생체인식 등 다른 보안회사가 할 수 없는 분야에 주력하며 차별화한다는 방침이다. KT그룹의 강점이자 주력 분야인 ICT를 활용한 융합보안 사업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KT에서 기술지원본부장, 고객지원본부장, 서비스딜리버리 본부장 등을 지낸 한 사장을 선임한 이유다. 그는 KT에서 30여년간 네트워크, 마케팅, 고객서비스 등을 담당했다.

보안산업은 안전요원의 빠른 현장 출동과 촘촘하게 갖춰진 정보통신망, 아이나 노인 안전을 챙기려는 수요 등이 맞물리면서 매년 성장하고 있다. ICT와 융합한 보안산업이 계속 커질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