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임 1년 조준희 前 기업은행장, 책 '송해를 품다' 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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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逆발상·간절함으로 금융인 33년, 남기고 싶었죠"
성공적이었던 송해 광고모델
'시대에 뒤떨어진다' 반대 극복
기업은행 인지도 49%로 껑충…연간 신규고객도 100만명 돌파
성공적이었던 송해 광고모델
'시대에 뒤떨어진다' 반대 극복
기업은행 인지도 49%로 껑충…연간 신규고객도 100만명 돌파
“대기업에 들어가면 성공한 줄로 아는 젊은이가 많은 것 같습니다. 크게 잘못된 생각이지요.”
기업은행 50년 역사의 첫 내부 출신 은행장이었던 조준희 전 기업은행장(61)이 퇴임 1년 만에 ‘송해를 품다’(사진)라는 제목의 책으로 돌아왔다. 주변의 반대에도 방송인 송해 씨(88)를 광고 모델로 전격 발탁, 큰 성과를 거둔 경험에서 따온 제목이다. 행원에서 행장까지 33년간 기업은행에서 겪은 일과 생각을 풀어냈다.
재임 시절 원샷 인사, 고졸 행원 채용, 전 직원 7시 퇴근 등으로 금융가의 이슈를 이끌었던 조 전 행장은 책에서 한 번 더 생각하고 발상을 전환하는 일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젊은이들에게는 중소기업에 취업하라고 조언했다.
그는 “성큼 다가온 100세 시대를 헤쳐가려면 창업을 통해 정년 없는 인생을 살아야 하고, 그러기 위해선 중소기업이 더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대기업은 조직이 세분화된 탓에 부분적인 업무만 접하게 되지만, 중소기업에서는 회사 돌아가는 전반을 빨리 배울 수 있어 향후 창업의 길을 찾는 데 도움이 된다는 설명이다.
직원인사 광고전략 등 경영자들을 위한 조언도 담았다. 그가 밝힌 인사의 원칙은 ‘적재적소’가 아닌 ‘적소적재’다. 적재적소는 ‘이 사람을 어디에 앉힐까’를 고민하는 방식이지만, 적소적재는 ‘이 자리에 누구를 앉힐까’라는 시각의 접근법을 말한다. 조 전 행장은 “모든 인사 데이터를 입력하고 탐색해 보면 최적의 인물을 찾을 수 있고, 그래야 조직이 산다”고 말했다.
이런 발상의 전환은 은행권 최초로 부행장부터 신입행원까지 인사를 하루 만에 끝내는 이른바 ‘원샷 인사’ 도입으로 이어졌다. 직급별로 나눠 발표하며 인사가 끝날 때까지 한두 달가량 걸리던 당시 은행권의 관행을 일시에 변화시켰다.
송해 씨를 모델로 뽑은 사연도 소개했다. 당시 기업은행은 은행 이름 탓에 기업만 거래하는 은행으로 인식돼 개인예금 유치 실적이 부진했다. 그는 취임 후 3개월여를 고민해 ‘기업은행에 예금하면 기업을 살립니다’라는 광고문구를 직접 만들고 송해 씨를 모델로 선택했다. 직원들 사이에서 ‘시대에 뒤떨어진 느낌’이라며 반대 의견이 많았다. 광고회사에 다니는 조 전 행장의 딸도 그를 말렸다.
하지만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친근하고 따뜻한 송해의 이미지가 국민과 중소기업을 위하는 은행이라는 메시지로 이어졌다. 80대 할머니가 광고를 보고 집에서 여덟 정거장 떨어진 노량진지점을 찾아와 7000만원을 예금하기도 했다. 취임 초 16%에 불과했던 은행 인지도는 2013년 49%까지 높아졌다. 매년 100만명 이상의 신규 고객이 생겨났다. 그는 “성공하기 위해선 역발상과 간절함, 과감한 실행이 필수”라고 말했다.
책을 낸 이유에 대해 조 전 행장은 “사람들에게 꿈을 줄 수 있다면 내 얘기를 글로 남기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일 것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퇴임 후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 마케팅부문 비상임 특별위원, 한국투자금융지주 및 한국투자증권 사외이사를 맡고 있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
기업은행 50년 역사의 첫 내부 출신 은행장이었던 조준희 전 기업은행장(61)이 퇴임 1년 만에 ‘송해를 품다’(사진)라는 제목의 책으로 돌아왔다. 주변의 반대에도 방송인 송해 씨(88)를 광고 모델로 전격 발탁, 큰 성과를 거둔 경험에서 따온 제목이다. 행원에서 행장까지 33년간 기업은행에서 겪은 일과 생각을 풀어냈다.
재임 시절 원샷 인사, 고졸 행원 채용, 전 직원 7시 퇴근 등으로 금융가의 이슈를 이끌었던 조 전 행장은 책에서 한 번 더 생각하고 발상을 전환하는 일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젊은이들에게는 중소기업에 취업하라고 조언했다.
그는 “성큼 다가온 100세 시대를 헤쳐가려면 창업을 통해 정년 없는 인생을 살아야 하고, 그러기 위해선 중소기업이 더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대기업은 조직이 세분화된 탓에 부분적인 업무만 접하게 되지만, 중소기업에서는 회사 돌아가는 전반을 빨리 배울 수 있어 향후 창업의 길을 찾는 데 도움이 된다는 설명이다.
직원인사 광고전략 등 경영자들을 위한 조언도 담았다. 그가 밝힌 인사의 원칙은 ‘적재적소’가 아닌 ‘적소적재’다. 적재적소는 ‘이 사람을 어디에 앉힐까’를 고민하는 방식이지만, 적소적재는 ‘이 자리에 누구를 앉힐까’라는 시각의 접근법을 말한다. 조 전 행장은 “모든 인사 데이터를 입력하고 탐색해 보면 최적의 인물을 찾을 수 있고, 그래야 조직이 산다”고 말했다.
이런 발상의 전환은 은행권 최초로 부행장부터 신입행원까지 인사를 하루 만에 끝내는 이른바 ‘원샷 인사’ 도입으로 이어졌다. 직급별로 나눠 발표하며 인사가 끝날 때까지 한두 달가량 걸리던 당시 은행권의 관행을 일시에 변화시켰다.
송해 씨를 모델로 뽑은 사연도 소개했다. 당시 기업은행은 은행 이름 탓에 기업만 거래하는 은행으로 인식돼 개인예금 유치 실적이 부진했다. 그는 취임 후 3개월여를 고민해 ‘기업은행에 예금하면 기업을 살립니다’라는 광고문구를 직접 만들고 송해 씨를 모델로 선택했다. 직원들 사이에서 ‘시대에 뒤떨어진 느낌’이라며 반대 의견이 많았다. 광고회사에 다니는 조 전 행장의 딸도 그를 말렸다.
하지만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친근하고 따뜻한 송해의 이미지가 국민과 중소기업을 위하는 은행이라는 메시지로 이어졌다. 80대 할머니가 광고를 보고 집에서 여덟 정거장 떨어진 노량진지점을 찾아와 7000만원을 예금하기도 했다. 취임 초 16%에 불과했던 은행 인지도는 2013년 49%까지 높아졌다. 매년 100만명 이상의 신규 고객이 생겨났다. 그는 “성공하기 위해선 역발상과 간절함, 과감한 실행이 필수”라고 말했다.
책을 낸 이유에 대해 조 전 행장은 “사람들에게 꿈을 줄 수 있다면 내 얘기를 글로 남기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일 것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퇴임 후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 마케팅부문 비상임 특별위원, 한국투자금융지주 및 한국투자증권 사외이사를 맡고 있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