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년생 기사회장 "바둑계 위기, 소통으로 극복"
“바둑계가 달라졌으면 해요. 프로는 물론 아마추어도 스스럼없이 어울릴 수 있는 활기찬 분위기를 만들 거예요.”

최근 제31대 기사회장으로 2년 임기를 시작한 김효정 2단(32·사진)은 “바둑 인구가 줄고, 프로기전도 많이 없어지는 등 바둑계가 심리적으로 위축되는 느낌을 받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지난달 31일 선거에서 양건 9단을 105 대 96, 9표 차로 누른 김 2단은 기사회 최초 여성 회장인 동시에 역대 최연소 회장. 285명을 헤아리는 기사회 고참 여류기사로서 ‘소통의 다리’ 역할에 주력할 생각이다.

“기사회는 10대부터 70대까지 연령층이 다양해요. 치열한 승부를 하는 곳이기도 하고요. 그러다 보니 시합할 때를 제외하면 인간적으로 만나 소통할 시간이 없어요. 그래서 오해도 쌓일 수 있고요. 그 보이지 않는 벽을 허물어야죠.”

1981년 부산 태생으로 성균관대 한문학과를 졸업한 김 2단은 10년 남짓 바둑TV 해설자로 활동했다. ‘미녀 기사’로 불릴 정도로 외모는 물론 활발한 성격으로 인기가 높다. 1996년 입단해 여류국수전, 여류명인전 등의 본선에서 실력을 뽐냈고, 여자기사회 회장과 한국기원 이사를 지냈다. 군부대 바둑보급 활동에도 남다른 역량을 발휘했다는 평을 듣는다.

“전처럼 세대별 대표를 뽑아 회의하고, 등산 등 동아리 활동도 활성화해야죠. 조금 더 자주 얼굴을 볼 수 있는 기회를 만들려고요. 바둑이 승부가 아닌 모두가 어울리는 축제문화로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할 거예요.”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