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증권이 동양그룹의 자금난에 자금 인출 사태를 겪은데 이어 불완전판매 논란에 휩싸였다.

투기등급의 동양그룹 계열사 기업어음(CP)과 회사채의 위험성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고 투자를 권했다며 손실을 본 투자자들이 줄소송을 예고하고 있다.

29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지난 4년간 동양증권은 동양그룹 계열사가 발행한 회사채의 평균 67.3%를 소화했다.

올해는 동양 4260억원, 동양시멘트 1500억원 등 5760억원의 회사채가 발행됐고, 동양증권은 이중 절반인 2880억원의 모집 주선을 맡았다.

동양증권을 통해 팔려나간 투자부적격 등급(투기등급) 회사채와 CP 1조6000억원 중 90%가량이 개인 투자자에게 팔렸다.

연기금과 보험 등 기관 투자자들은 대부분 투자부적격 등급 채권 투자를 금지한 상태다.

업계에선 동양그룹 계열사가 회사채와 CP를 발행하면 동양증권이 개인 고객들에게 투자를 권하는 형태로 대부분 물량이 판매된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동양그룹 채권을 산 투자자의 수는 전국적으로 4만900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개인 투자자들은 동양증권이 해당 상품의 위험성을 충분히 설명하지 않았다며 반발하고 있다.

금융관련 시민단체인 금융소비자원에는 지난 28일까지 900여건의 동양증권 CP와 회사채 불완전판매 피해사례가 접수됐다.

금융소비자원은 접수된 피해사례를 근거로 동양증권 측에 집단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다.

역대 사기성 CP 관련 소송에서 법원은 피해자가 상품의 위험성을 인식할 만큼의 금융지식을 갖고 있었는지에 따라 엇갈린 판결을 내려왔다.

LIG건설은 2011년 회생절차 신청 직전 2150억원 어치의 CP를 발행했고 피해자들의 소송이 잇따랐다.

서울중앙지법은 지난달 변호사 A씨가 "LIG건설 CP에 투자했다가 날린 1억9258만원을 지급하라"며 우리투자증권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A씨는 우리투자증권 직원의 권유로 만기 6개월의 LIG건설 CP에 2억원 가량을 투자했다. 우리투자증권 측은 A씨에게 CP의 신용등급과 신용평가서를 이메일로 보냈을 뿐 구체적인 설명은 하지 않았다.

하지만 재판부는 20여년의 검사 재직기간을 포함한 30여 년의 법조경력과 투자성향 등을 고려하면 증권사 직원의 설명이 불충분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반면 서울고등법원은 지난 2월 김모씨 등 2명이 역시 우리투자증권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증권사가 고령인 피해자에게 신용평가서를 제공한 사실만으로 설명 의무를 다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30% 배상 의무를 인정한 것이다.

같은 법원은 4월에는 LIG건설 CP를 샀다가 1억원을 날린 서모씨가 "스스로 금융상품의 차이를 구별할 수 있는 수준의 지식이 있다"며 증권사의 손을 들어줬다.

한경닷컴 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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