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세금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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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두현 논설위원 kdh@hankyung.com
![[천자칼럼] 세금이란…](https://img.hankyung.com/photo/201308/AA.7738023.1.jpg)
세금은 이렇듯 정치변동과 밀접하다. 미국 독립에 불을 댕긴 보스턴 차 사건은 영국의 동인도회사 차 수입독점 사업에서 시작됐고, 프랑스혁명도 증세를 위한 3부회의 소집에서 비롯됐다. 우리 국민은 조선시대 백골징포와 일제의 횡포를 경험한 데다 6·25 때 세금을 더 걷기 위해 벼 낟알을 세는 인민군까지 겪은 탓에 ‘세금=수탈’ 인식이 강하다. 복지를 화두로 내세운 지난 총선과 대선에서 증세를 공약한 주요 후보가 없었던 이유도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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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경제학자 맨슈어 올슨은 ‘지배권력과 경제번영’에서 세금징수자를 왕과 도적에 비유하면서 이를 정주형(定住型) 조폭과 유랑형(流浪型) 조폭에 빗대 설명했다. 정주형은 장사가 잘 되도록 보살피면서 수익을 오래 가져가지만 유랑형은 재생산이 불가능할 정도로 약탈한다는 것이다.
그러니 세금도 현명하게 걷어야 한다. 복지에는 증세가 필요한데 돈 문제에 고분고분할 사람은 없다. 노무현 정부 때 국채로 복지를 늘리겠다고 큰소리를 쳤으니 더 그렇다. 하지만 나랏빚은 세금으로 갚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그다지 좋은 건 아니지만 서비스를 원한다면 누군가가 내야 하는 필요악”(마이클 블룸버그)이 곧 세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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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두현 논설위원 kd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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