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美판매 9% 증가…'연비 논란' 미풍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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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9만4542대 팔아…美판매 사상 최대 기록
"신속 대응에 소비자 만족"
"신속 대응에 소비자 만족"
현대·기아자동차의 지난 11월 미국 시장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9% 늘었다. 11월 미국 판매로는 사상 최대 기록이다.
현대·기아차가 지난달 초 미국 시장에서 발생한 연비 과장 논란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현대·기아차는 지난달 2일 미국 환경보호청(EPA)이 전체 모델 20개 차종 중 13개(90만대)의 연비가 과장됐다고 발표한 뒤 판매 동향을 주시하며 크게 긴장해왔다.
3일 미국 현지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의 지난달 미국 판매량은 5만3487대로 전년 동기 대비 7.8% 증가했다. 기아차도 같은 기간 4만1055대를 팔아 전년 동기 대비 10.9%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현대·기아차의 판매량 합계는 9만4542대로 전년 동기 대비 9.1% 늘어 연비 문제가 판매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존 크라프칙 미국법인장은 지난달 29일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컨벤션센터에서 개막한 ‘2012 LA 국제오토쇼’에 참석해 “연비 하향 조정이라는 큰 문제를 겪고 있으나 소비자들의 90% 이상은 신속한 초동 대처에 만족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고연비 판매 라인업’ 마케팅 전략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기아차는 EPA가 연비문제를 지적하자 곧바로 수용해 연비 표기를 수정하고, 해당 차종을 구매한 소비자들에게 보상을 실시하기로 했다.
쏘나타와 아반떼(현지명 엘란트라) 등 주력 차종들은 순조로운 판매량을 보였다. 쏘나타는 지난달 1만7700대가 팔려 전년 동기 대비 13% 증가했고, 아반떼는 1만5900대로 같은 기간 28% 늘었다. 신정관 KB투자증권 리서치센터 팀장은 “11월 미국 자동차 판매량이 9.1%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현대·기아차의 판매량도 그만큼 늘었다”며 “2009년 도요타 리콜사태를 반면교사로 삼은 현대·기아차가 초동 조치에 적극 나선 점이 브랜드 신뢰도 하락을 방지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아직 안심하긴 이르다는 시각도 있다. 미국의 자동차 전문지인 오토모티브뉴스에 따르면 미국 상원 소속 제이 록펠러 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29일(현지시간) 크라프칙 법인장과 안병모 기아차 미국법인장에게 서한을 보내 “청문회 출석 언급 대신 피해를 입은 소비자들에게 보상 프로그램을 철저히 고지하고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앞서 지난달 19일 미국 소비자단체인 컨슈머 워치독은 록펠러 등 일부 의원들에게 “현대·기아차의 연비 문제와 관련해 진실을 알아야 할 권리가 있다”며 연비 과장과 관련한 청문회를 열 것을 요청했다. 록펠러 의원은 “현대·기아차의 보상책은 긍정적이나 효율성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라고 지적하고 “이번 보상안을 최대한 접근하기 쉽게 수정해 미처 참여하지 못하는 소비자들을 위한 다음 보상안 계획을 오는 14일까지 설명해달라”고 했다.
다른 업체들도 연비 문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닛산 북미법인 관계자는 “모든 업체들이 자사의 연비 표기에 대한 확인작업을 하고 있다”며 “어떤 업체도 이 문제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고 말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