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오픈 우승컵을 안던 날 그는 잠을 이루지 못했다. “한국오픈에 온 마음과 힘을 다 쏟았어요. 우승하고 나면 보통 긴장이 풀려 잠이 잘 오지만 그날은 한숨도 못 잤어요. ”
그가 지난주 시즌 최종전인 윈저클래식에서 우승했다면 상금왕까지 오를 수 있었다. “주위에서 상금왕 얘기를 많이 해 욕심이 났어요. 컨디션 조절도 신경쓰고 제대로 한번 해보자고 했죠. 첫날 전반에 3언더파를 치고 좋았습니다. 그런데 10번홀 2m 거리에서 3퍼트를 했어요. 그때부터 다운되고 느낌이 안 좋아지더군요. 줄보기를 3개 하고 리듬을 잃어버렸죠.”
출퇴근하는 현역으로 복무한 군 생활이 궁금했다. “용인 예비군대대에서 대대장 당번병으로 근무했어요. 오전 8시 용인집에서 15분 떨어진 부대로 출근한 뒤 오후 5시30분 ‘칼퇴근’을 했지요. 골프는 7시쯤 연습장에서 1타임(70분간) 하는 게 전부였어요.”
그는 군대에서 ‘이미지 트레이닝’으로 훈련한 덕을 톡톡히 봤다고 했다. “군대에서 어느 날 신문을 보다가 이동환이 일본에서 우승했다는 기사를 봤어요. 그가 군에 있으면서 이미지 트레이닝을 많이 했다는 내용을 보고 정신이 바짝 들더군요. 나보다 어린 후배도 저렇게 해서 좋은 성적을 냈는데 나는 뭘하고 있나 하는 생각이 들었죠. 그때부터 국내외 남녀 프로대회를 TV로 보면서 연구했지요.”
그는 김경태, 배상문, 로리 매킬로이 등 잘 치는 선수들을 유심히 봤다. “저럴 때 저렇게 스윙하는구나 하며 비교도 해보고 연습장에서 따라해 보기도 했지요. 특히 연습할 수 없는 벙커샷이나 러프샷 등을 유심히 봤습니다.”
그 과정에서 “마음과 집중력이 업그레이드된 것 같다”며 그는 군생활이 자신을 성숙시켰다고 말했다.
“국내 대회가 많이 없어져 아쉬운데 투어를 활성화하는 데 제가 도움이 됐으면 좋겠어요. 무작정 해외로 나가기보다는 국내에서 잘해야죠. 그런 선수가 있어야 이슈도 되고 재미도 생겨 스폰서들이 대회를 열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겠습니까.”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