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식 복지' 조기 달성
동부 간선도로 지하화 등 대규모 SOC사업은 또 유보
뉴타운 실태조사에 39억
서울시 내년 예산안이 올해(21조7829억원)보다 8.1% 늘어난 23조5490억원으로 편성됐다. 글로벌 금융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예산을 대폭 늘렸던 2009년(24조1538억원) 이후 최대 규모다. 박원순 시장의 핵심 공약인 ‘보편적 복지’ 확대를 위해 복지 부문 예산이 올해 대비 1조원 가까이 늘어난 6조1292억원으로 증가한 데서 비롯됐다. 반면 동부간선도로 지하화 등 각종 도시 인프라 사업은 또다시 유보되거나 연기됐다.
서울시는 이 같은 내용이 담긴 ‘2013년도 예산안’을 1일 발표했다. 예산안은 시의회 심사를 거쳐 내달 말 최종 확정된다.
○‘복지예산 30%’ 목표는 조기 달성
시는 내년도 예산안을 ‘희망예산’과 ‘건전예산’이라는 기조에 맞춰 편성했다고 설명했다. 보편적 복지를 확대하는 동시에 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른 열악한 재정 상황으로 인해 대규모 개발사업을 축소하겠다는 계획이다.
복지 예산은 올해보다 9490억원(18.3%) 증가한 6조1292억원으로, 전체 실질(순계) 규모 예산의 29.7%에 달했다. 올해 복지예산 비중은 26%였다. 박 시장은 지난해 10·26 보궐선거 때 임기 마지막 해인 2014년 복지 예산 비중 30%를 달성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이를 1년 앞당겨 목표를 조기 달성한 것이다.
복지 예산은 ‘복지 사각지대’ 빈곤층 19만명을 지원하기 위한 ‘서울형 기초보장제’를 포함한 취약계층 복지 강화(2조6853억원), 국·공립 어린이집 확충 등 보육환경 개선(1조2737억원), 친환경 무상급식, 시립대 반값 등록금을 비롯한 교육복지(2614억원) 등에 쓰일 예정이다. 박 시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복지예산 30%를 달성한다 하더라도 여전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에 비해 낮은 수준”이라며 “(복지예산 증가) 추세를 일부러 조정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뉴타운 출구전략에 따른 사업해제 지역의 매몰 비용은 당초 예상보다 적은 39억원이 책정됐다. 매몰비용은 주민 동의로 해산되는 추진위원회가 이미 지출한 비용을 보전하기 위해 쓰인다. 최근 추진위가 구성된 260곳의 사업지출 비용이 추진위 1곳당 3억~4억원가량에 달한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턱없이 모자란다. 박 시장은 “매몰 비용은 국고 지원을 강력히 요청하고 있는 데다 추가경정예산으로도 충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SOC 사업은 줄줄이 유보
복지 분야 예산이 늘어난 대신 도시 인프라 사업은 올해에 이어 또다시 유보됐다. 출퇴근 시간 만성 정체를 해소하기 위해 추진된 동부·서부 간선도로 지하화 사업 및 강변북로 성산~반포대교 확장 사업은 한푼의 예산도 배정받지 못했다.
시는 동부간선도로의 경우 1단계(군자역~삼성역) 구간을 우선 지하화한 후 2단계로 중랑천 구간도 마무리짓겠다는 계획이었다. 정시윤 서울시 도로계획과장은 “(앞서 발표된) 4000억원 소요 1단계 구간 지하화 사업도 언제 시작될지 알 수 없다”며 “동부간선도로 지하화 계획은 당분간 추진이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시가 추진 중인 민자도로 사업도 유보됐다. 통일로의 고질적 정체를 해소하기 위해 은평뉴타운과 도심을 잇는 은평새길·평창터널 건설 예산도 배정받지 못했다. 늘어나는 복지예산을 충당하기 위해 미래 투자인 인프라 사업이 백지화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박 시장은 “공공투자관리센터에서 인프라 사업에 대한 검토는 하고 있다”며 “시 재정이 어렵기 때문에 가장 절실한 부분에 우선 투자하는 등 속도 조절을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