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라. 그러면 인생이 달라질 것이다.”

가지지 못해 안달하는 세태를 비웃는 듯 ‘버리는 방법’을 전파해 유명해진 사람이 있다. 일본의 미녀 ‘정리 컨설턴트’ 곤도 마리에(27·사진)다. 그는 자타가 공인하는 정리 정돈의 도사. 정리를 못해 늘 어질러진 상태로 사는 이들에게 자신의 정리 비법을 전수하고 있다. 최근 《인생이 빛나는 정리의 마법》(더난출판)을 펴낸 그를 이메일로 만났다.

▶정리 컨설턴트란 직업이 낯설다.

“정리에 서투른 여성 의뢰인의 집을 방문해 정리하는 법을 알려주는 일을 합니다. 제가 직접 정리하는 것은 아니고, 의뢰인이 스스로 정리할 수 있도록 곁에서 도와줍니다. 모르는 사람들의 소유물을 볼 기회가 많은 게 장점이에요.”

▶사람들이 잡동사니에 둘러싸여 사는 이유는.

“버리지 못하는 이유는 두 가지예요. ‘과거에 대한 집착’과 ‘미래에 대한 불안’이죠. ‘언젠가 쓸지 몰라’ ‘그때 기억이 좋았는데’ 같은 생각들이 버리는 행동을 방해하죠. 이런 사람들은 무엇이 필요하고, 무엇이 있으면 만족할지 볼 수 없어요. 필요한 물건과 원하는 물건이 보이지 않기 때문에 점점 더 불필요한 물건을 늘리게 되고, 필요없는 물건에 갇히게 되는 겁니다.”

▶가장 좋은 정리 방법은.

“우선 버리세요. ‘단숨에, 단기간에 완벽하게 정리’해야 합니다. 정리가 서투른 사람들은 매일 조금씩 버리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그렇게 해서는 평생 정리를 마칠 수 없어요.”

▶보이지 않게 수납하면 되지 않나.

“버리기 작업이 끝나기 전에 ‘수납’을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수납은 필요없는 물건에 뚜껑을 덮어 보이지 않게 한 것뿐이죠. 정리는 수납이 아니라 ‘버리기’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버릴 물건을 어떻게 고르나.

“정리는 필요한 물건과 불필요한 물건을 가려내는 것이에요. 버릴 물건을 고르기보다 남길 물건을 가려내는 것이죠. 물건을 하나하나 만져보세요. 만졌을 때 설레는 물건은 남기고, 그렇지 않은 물건은 전부 버리세요. 물론 ‘지금까지 함께 해줘서 고마웠다’고 감사하는 마음은 가져야겠죠.”

▶‘설렘’이란 기준이 추상적인데.

“‘감정’을 기준으로 하는 게 저의 정리법이죠. ‘2년 동안 사용하지 않는 것’ ‘하나를 사면 하나를 버린다’처럼 구체적인 숫자가 명시된 정리법은 ‘도루묵’의 원인이 되기 십상이죠. 자신만의 ‘감정 기준’을 만들어야 정리에 성공할 수 있어요.”

▶정리를 하면 인생이 달라진다고 했는데.

“정리의 효과가 인생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은 절대적이죠. 한번에, 단기간에, 완벽하게 정리를 마친 사람들의 인생은 틀림없이 달라집니다. 다들 그렇게 말해요. 어떤 물건을 남기고 버릴지 선별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레 판단력이 키워지는 것이죠. 그러면 무슨 일이든 자신의 판단에 자신감을 갖게 되는 것이고요.”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